20250604 푸릇푸릇
아침부터 꾸리에게 잔소리를 한 바가지 들었다. 한동안 사냥에 참석하지 못했더니 자기들 연맹에서 제적시키겠다 일침을 가했다. 내심 그리되면 자유인으로써 누리게 될 한 줌의 자유를 상상했다. 동시에 코끝으로 밀려오는 구취에 아득해져 서둘러 칫솔을 가져왔다. 언제나 그렇듯 룽지도 함께 시행했다. 마땅한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양치 봉변을 당한 녀석은 억울함에 북받쳤는지 거칠게 저항했고, 옥신각신 실랑이 끝에 거사를 마쳤다. 약간의 미안함은 몇 가닥 밀싹으로 달랬다. 커튼 뒤에 숨어 침묵으로 일관하던 엉덩이가 송사리처럼 팔락이는 이파리를 앞에 힘없이 그루브를 타는 게 보였다.
베란다 볕이 좋아 이불을 말렸다. 도마도 꺼내놓고, 젖은 수건도 가져와 말리고, 재사용하는 지퍼백도 씻어 걸어두었다.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한 햇살의 기운을 받으며 마음 졸이던 대선 당선을 확인했다. 누군가에겐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고, 누군가에겐 지난 시간을 돌아볼 시간이 생겼다. 다음의 단추가 무사히 꿰어져 다행이다. 빨강과 파랑으로 극명히 대조되는 지역차를 언급하며 싸움을 유도하는 미디어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졌다. 동시에 그런 프레임을 거를 줄 아는 능력 또한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는 세상, 이제 선거를 승부로 바라보는 시선은 올드해졌다. 이미 몇몇 곳은 유세가 축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람으로 설명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성별, 연령, 사는 곳, 생활 구조를 넘어 저마다의 확고한 취향과 생각들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들이 가진 느슨한 공감과 배려 속에서 평화의 정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