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받으며 준비하자
3년 전이다.
노란색 웨지우드 비싼 커피잔을 하나 사놓고
그냥 쓰자니 아까워서
스티커를 붙여놓고 목표를 이루면 마시자고 약속을 하고 서재 꼭대기에 올려놓고 자주 봤었다.
목표한 돈을 모으면 이 잔에 따스한 홍차를 타서 우아하게 마시겠다고 약속을 했다.
어제 월급날이었다.
그리고 내적금 통장에 내가 목표한 금액을 채워 넣었다. 아주 큰돈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정한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그것도 한 달 빨리, 천불이나 넘게 말이다.
서재 위에 올려 있던 3년 동안이나 그 박스 안에 있던
너무나 이쁜 노란색 컵을 꺼내서 물로 깨끗이 닦고
물을 끓여서 홍차를 만들었다.
찐하게 말이다.
우아한 컵에 있는 따뜻한 홍차를 마시니까 기분이 좋았다.
마치 나만의 샤넬백을 사서 든 것처럼 말이다
나에겐 이런 것이 사치이고 선물이다.
내가 3년 동안 검소하게 살면서 모아놓은 노후의 기본이 될 자금을 첫 번째로 모은 노력의 댓가!
이 이쁜 찻잔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내가 나에게 보상해 주었다.
내가 잘했다고 선물을 해준 거다.
난 이 이쁜 찻잔을 사용할 자격이 된 거다.
50이 넘어서 노후를 준비해 나가는
첫 단계를 시작할 기본 자금을 준비했다.
내가 만약에 95살까지 산다면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고귀하게 잘 늙어가면서 늙었을 때 대우받고,
잘 돌보아 지다가 갈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렇게 살려면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할 것인지
계산을 맥시멈으로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대충은 해보았다)
우아하게 독립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멋지게 살 수도 있지만 늙어서 충분히 케어를 받고 살 수 있을까?
아니면,
너무 흥청망청 쓰지 않지만, 인생을 좀 넉넉히 즐기면서, 내가 혼자 나이 들어가면서 얼마만큼을 가지고 있어야 알고 충분히 대우받으면서 늙고 아플 때 충분히 케어를 받고 살다 갈 수 있도록 경제적힘을 만들어 놓는 방법을 택하는데 더나을지도 모른다.
병원이 직장인 나로서는
심히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년의 최후의 모습을 보면서
외국에 살면서 난 가족이 하나도 없는 난
도저히 집에서도 스스로 간호가 안되면
널싱홈(양로원이나 보호시설)에 가야 하는데
어느 레벨의 널싱홈에 가야 편안하게 존중받으면서 고귀하게 죽을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했다.
나는 정말 고귀하고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고 싶다.
생로병사를 거의 30년을 지켜보면서
난 고귀한 대우를 받으면서 마무리를 잘하고 떠나고 싶다고 마음먹었다. 그결정을 할 수 있는 힘을 만들려면 경제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 준비의 시작이
40이면 더 좋았겠지만,
50에 시작해도 60보단 젊고 시간이 있으니까
준비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그래서 첫 단계인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다 규모가 다르지만
기본이 단단한 경제이니까 말이다.
다음 주에 시험인 난
먼저 시험준비를 잘해서 치르고,
서울에 다녀와서
계산을 해보기로 하겠다.
아무튼 어제 첫 번째 목표를 이루었고
앞으로도 검소하게 살면서도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두 번째, 세 번째 목표를 계속 이루어 나갈 것이다.
첫 번째 보상을 받으니
정말 행복했다.
스스로에게 대견하다
속으로 칭찬해주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보상도 점점 좋고
커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