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도망가고 싶었어
이건 아무게도 말하지 못한 나의 비밀이야
2023년 3월 나는 하나의 큰 일을 저질렀어
지금도 말하긴 부끄러운데 그 당시 나는 학원을 시작했어 순전히 내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야
나는 항상 내 아이들에게 진심이었고 내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줄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어
그 당시 새해목표 중 하나도 공부여서 1석 2조가 되겠구나 싶었어
누가 나보고 그러 다라 "맹모"라고 맹모삼천지교는 나한테 쓰는 말 이래 내가 그 정도로 열정 있는 엄마인 줄 몰랐었어
그렇게 학원을 시작하고 아이들을 좋아했던 나는 처음이라 힘들긴 해도 재밌게 잘 운영했었어 혼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아이들이 늘어났고 선생님을 구하기도 했었지 그런데 갈수록 너무 지쳐갔어 나는 그냥 아이들의 순수함이 좋았고 아이들이랑 노는 게 좋았지만 필수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이라 나에게도 압박이 컸고 아이들에게도 스트레스가 되는 게 보였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던 것 같아 그렇게 나도 모르게 나를 갉아먹고 있을 때쯤 눈에 들어온 게 자녀무상교육이라는 광고였어
홀린 듯이 상담을 받았고 신랑이랑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어 나는 어릴 적부터 해외살이가 꿈이었고 신랑은 해외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어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어
평생 단 한 번 해외살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디로 갈까? 그리고 그게 언제이면 좋을까? 다 늙어서 둘이 해외서 살 일은 만무하고 아이들 중고등학교 가면 공부하는데 시간내기 어려울 거고 큰 아이가 6학년이 되기 전에 돌아올 수 있는 지금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
그렇게 도망치듯 탈출구를 찾은 게 아니었나 싶어
캐나다를 택한 이유는 아빠까지 비자가 나오는 곳이 없었고 아이들의 천국이라고 하니까 궁금했어 또 처음에 토론토 옆 몬트리올로 상담받았었다가 거긴 너무 추울 것 같고 프랑스어도 같이 교육하는 곳이라 아이가 영어만으로도 혼란스러울 것 같아서 밴쿠버로 갔지 부모가 대학교를 다니면 아이들은 공립학교로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영어가 미흡한 사람들은 1년 어학코스를 하고 본과로 갈 수 있대 그 기간 동안에도 무상교육이 가능한 곳이 몬트리올, 핼리팩스 그리고 밴쿠버였어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가자, 비행기시간이 1시간이라도 짧은 곳으로 가자
그게 우리가 캐나다로 가게 된 이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