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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살이 단점 5가지

살아보니 불편한 점

by Runa루나

캐나다에 오기 전에는 단점이 많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와보니 사람 사는 건 어디서나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결국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생활 속에서 가끔씩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다가온 건 생활비와 집값이었다. 한국처럼 집을 사는 개념보다 평생 렌트로 사는 경우가 많아 매달 나가는 비용이 크다는 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식비는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외식은 확실히 달랐다. 팁까지 더해지니 간단히 먹어도 금세 큰돈이 나갔다. 그래서 외식은 자연스럽게 특별한 날에만 하게 되었다.

의료 시스템은 늘 마음을 긴장하게 했다. 다행히 큰 병은 없었지만 ‘혹시 아프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병원 예약이나 치료가 오래 걸린다고 하니 괜히 더 조심하게 되고, 건강에 과하게 신경을 쓰게 되었다. 한국처럼 바로 병원에 가서 바로 해결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낯설었다.

언어 장벽도 쉽게 넘어설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금방 친구를 사귀고 학교에 적응했지만 어른은 달랐다. 은행이나 학교 미팅, 행정 절차 같은 중요한 순간마다 전문 용어 때문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한다는 답답함, 상대가 내 말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종종 찾아왔다. 언어가 전혀 되지 않았다면 생활 자체가 훨씬 불편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서적인 거리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나를 잘 아는 내 편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허전함을 주었다. 시차 때문에 연락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었고, 그래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새로운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다른 종류의 외로움과 향수병이 있었다.

생활 편의 서비스가 부족한 것도 은근히 크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쿠팡의 당일·익일 배송이 여기서는 불가능했다. 아마존이나 테무가 있긴 했지만, 소소한 물건을 바로 사고 빠르게 받아보는 즐거움은 없었다. 다이소 같은 가게도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다이소와는 또 달랐다.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의 편리함이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런 불편함도 결국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었다. 불편함 때문에 움츠러들기보다는 건강을 더 챙기게 되었고, 언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생겼으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마저도 결국 이곳에서 배우는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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