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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nday Wendy Jul 14. 2024

나를 움직였던 체육인의 말

운동인의 말 - 3

어떤 일이든 간에 '동기(motivation)'이란 참 중요하다. 목적이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동기부여에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외적 동기부여와 자존감을 건드리는 말인 내적 동기부여가 있다.


달린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외적 동기부여가 많이 필요했다. 해보지 않은 거리, 페이스에 늘 새롭게 도전하는 입장이였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말을 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주변 러너들이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끌어주곤 했다. 그리고 명언을 많이 찾아봤던 것 같다. 꼭 체육인이 아니더라도 유명인의 말을 통해서 자신감을 충전하고는 했다. 


그러다가 첫 풀코스 완주 이후 나의 달리기 도전이 물음표에서 확신의 느낌표로 바뀌었고, 앞으로의 대회를 완주가 아닌 기록을 목표로 향해 달리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전에 봤던 명언이나 단지 '할 수 있다'는 말이 더 이상 자극되지 않았다.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의 운동에 대한 생각과 선입견을 변화시키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켜주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무수한 말들 가운데 3가지를 꼽았다.


1. 기구? 내 체중을 이겨내는 게 제일 큰 운동이야

"근력을 키우려면 어떤 기구로 해야해요?" 당시 나의 물음에 복싱 코치님을 이렇게 답해주었다. "기구 다 필요 없고, 내 체중을 실어서 동작을 하면 충분히 근력 키울 수 있어" 하긴, 당시 무릎 꿇고 하는 푸쉬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때라 무작정 기구를 들어서 하는 건 무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이후 러닝을 하면서 보강 운동을 할 일들이 많았는데, 이때 말들로 인해 서킷 트레이닝, 스텝 박스를 활용한 맨몸 운동 혹은 밴드를 이용한 저항 운동을 선호하게 되었고, 꼭 무게를 집착하지 않아도 충분히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2. 유연한 것과 가동 범위를 늘리는 건 달라요

운동을 할 때 늘 나는 유연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세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유연성이 없어서라며 변화할 수 없는 일로 여겼다. 어쩌면 타고나지 않은 유연성을 핑곗거리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발목을 다친 일이 있어서 재활을 시작했을 때 재활 선생님은 말했다. "유연성과 가동성은 다른 개념이예요" 유연성은 몸을 늘리는 데에 집중하게 만든다면, 가동성은 내가 가닿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위해 몸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말을 들은 가동 범위를 늘리기 위해 몸의 관절 곳곳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매일 같이 하였다. "내 몸이 뻣뻣해서 못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동작이 점차 부드럽게 수행되었다. 



3. 가서 보고 판단하시죠

첫 해외 마라톤을 앞둔 상태에서 풀코스 경험은 고작 한 번뿐인 내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가서 어떻게 뛰어야 하나 경험자들에게 물었을 때 답은 "해외 마라톤은 즐기러 가는 거예요~" "어차피 사람들이 많아서 길을 뚫고 가기 어려워요~"와 같이 마음을 비우라는 듯한 말이었다. 그러다가 러닝 클래스 코치님에서 들은 "가서 보고 판단하시죠"는 대회 당일 매우 큰 힘을 발휘하게 만들었다. 

야외에서 하는 종목 특성상 변수가 많은데, 그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하는 건 오직 나 자신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 희안하게도 초반부터 수많은 러너들에게 길이 밀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러너들은 주로의 양쪽으로 나뉘어 뛰면서 내 앞이 텅텅비게 되었다. 페이스를 늦추고 안정적으로 달리겠다는 애초 계획을 변경하여 내 몸을 믿고 쭉쭉 달리기 시작했다.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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