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선물해도 될까요?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

by 러너인

한 달 전 누군가의 글을 만났다. "최근 일주일 동안 꽤 심각한 편두통이 나를 괴롭혔다. 아이의 질환 때문에 나는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야 한다. 하루 24시간, 아기가 저혈당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돌봐야 하니까. 늘 시간에 쫓기듯 긴장을 놓지 못하다 보니, 그 압박이 결국 두통으로 찾아오는 것 같다."

"어젯밤에도 극심한 두통이 있었지만, 나는 오늘 아침 7시 15분, 첫 달리기를 시작했다. 30분 동안 뛰었고, 놀랍게도 그 심한 두통이 조금 가라앉았다. 이제 나는 살기 위해 달리기를 한다. 매일 아침,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하루의 루틴으로 만들어 꾸준히 실천할 것이다."

며칠 후, 그분의 또 다른 글이 보였다.

"무더운 여름,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리고 싶지만 지금 내 상황이 허락하진 않으니 오늘도 헬스장에서 트레드밀 위를 달린다. 5km, 33분. 완주했다. 뛰었다. 살아있다는 감각을 되찾았다. 가끔, 이유 없이 가슴이 꽉 막히고 괜히 울컥울컥 눈물이 차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가만히 앉아 울기보다 뛰러 나간다. 헬스장이라도 좋다. 내 안에 쌓인 답답함, 울분, 슬픔 같은 것들이 달리는 동안 숨소리와 땀으로 빠져나간다."

"참 신기하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이 버겁게만 느껴졌는데 달리고 나면 거짓말처럼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치,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어둠을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지워낸 기분. 오늘도 그렇게 나는 내 마음을 달래며 하루를 살아냈다."

글을 읽다가 눈가가 촉촉해졌다. 아픈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마음. 극심한 고통을 달리며 참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번아웃. 탈진. 달리기. 홀린 듯 댓글을 달았다.

"5년 전 제가 쓴 글 같아요. 달리기 막 시작했을 때, 정말 살기 위해 뛰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죠. 부족하지만 제가 쓴 달리기 책을 선물하고 싶어요. 용기를 나누고 싶어요. 진심으로. 인스타그램 DM 보낼게요."

그에게 내 책을 카톡으로 선물했다. 음성카드 기능이 있어 손 편지 대신 응원을 담아 내 목소리를 녹음하여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한 달 후 그가 글을 올렸다. "5km를 33분에 겨우 뛰던 날. 그날따라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트레드밀 위에서 울컥한 채로 글을 올렸다. 그런데 뜻밖의 댓글 하나가 달렸다. “5년 전 제 얘기 같아요. 부족한 책이지만, 선물하고 싶어요.”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그냥 지나가는 위로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분은 정말 아무 조건 없이 책을 보내주시고, 직접 음성 메시지로 “당신은 잘하고 있어요”라고 말해주셨다. 그 목소리에, 그 진심에 나는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그분이 선물해준 책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를 읽었다."

"이 책은 기록이 아닌 마음을 다룬다. 달리기를 잘하려고 한 게 아니라 삶을 사랑하고 나로 살기 위해 달린다. 한라산을 오르며, 울트라 마라톤을 버텨내며 13시간 동안 동반주한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며 끝끝내 완주해 낸 그 진심. 읽는 내내 나는 뜨거워졌다."

"누군가 먼저 걸어간 길이, 지금의 나에게 작은 희망이 되어주었다. 이 책은 달리기라는 이름의 보물지도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달리기는 내 몸만이 아니라, 내 마음도 살리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그 길에는,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지금 마음이 조금 무거운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속도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의 달리기에도 충분히 값진 이야기가 깃들 수 있으니까."

덧붙인 그의 댓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책을, 지금 이 순간 달릴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께, 마음이 지치고 무기력한 분들께, 혹은 새로운 도전을 앞둔 분들께 선물하고 싶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시면 그중 3분께 이 책을 선물로 드릴게요.♡"

나는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은 시간의 끝에 달리기를 만났다. 중년의 사춘기. 새벽에 달리면서 많이 울었다. 조금씩 내가 좋아졌고, 나도 할 수 있고 달릴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꼈다. 다시 나를 사랑해 보기로 했다.

사실 내가 쓴 책은 사랑 이야기다. 역할과 삶의 무게에 지친 나를 내가 다시 사랑하는 이야기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작은 응원이 되고 싶다. 내 마음을 기억해 주시고, 다른 분들께 내 책을 선물해 주시겠다는 말씀이 어떤 리뷰나 후기보다 감동으로 다가온다.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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