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건강한 몸으로 오래 헌혈할 수 있도록, 누군가를 살리는데 내 몸이 쓰일 수 있도록, 언제든 피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되자고.
어제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글을 단톡방에서 보았다. 2022년 3월부터 모은 8장의 헌혈증을 모두 드렸다. 주삿바늘이 무서워 늘 피해왔던 내가 왜 40대에 뒤늦게 헌혈을 시작했을까?
처음엔 마음이 힘들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다 보니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러너 1년 5개월 차에 처음 헌혈을 했다. 조금 따끔했지만 참을만했다. 가끔 놓칠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해왔다.
나는 힘들 때마다 헌혈을 했다.
도전을 앞두고 긴장될 때, 간절히 바라는 일이 생길 때, 두렵고 어려운 일이 닥쳐올 때,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 때마다. 앉아서 고민하기보단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주고 싶었다.
책을 내려고 투고할 때도, 오디오북 지원사업에 도전할 때도, 낭독자로 요조 님을 섭외할 때도, 회사일이 버거울 때도 나는 헌혈을 했다.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은 결국 따뜻한 피와 댓글뿐이다.
예전에는 PB(개인 최고기록)를 세우고 더 멀리 더 빨리 달리는 것이 달리는 목표였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른 마음으로 달리기로 했다.
나는 누군가를 살리는데 내 몸이 쓰일 수 있도록,
언제라도 건강하게 헌혈할 수 있도록 달리겠다고.
오늘 진우 님께 헌혈증을 드리면서 러너인 그에게 내가 쓴 책 '모든 달리기에는 이야기가 있다'를 함께 건넸다. 누군가에게 내가 쓴 책을 선물할 수 있어서 기뻤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 예전의 목표였다면, 오늘부터는 이런 마음으로 쓰기로 했다. 누군가를 살리는데 내 책이 쓰일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도록 글을 쓰겠다고.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은 결국 따뜻한 피와 댓글뿐이다. 예전에는 PB를 세우고 더 멀리 더 빨리 달리는 것이 달리는 목표였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달리고 쓰기로 했다.
그분께 드릴 책에 이렇게 손 편지를 썼다.
"진우 님. 정승우입니다.
이 책은 제가 쓴 첫 러닝 에세이입니다.
일상의 무기력을 넘어 나를 깨우기 위해 달리고 씁니다. 달리며 만난 소중한 인연과 저를 사랑하게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아버님께서 꼭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이 러너 진우 님께 조금이나마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러너가 된 이유를 다시 쓴다.
작가가 된 이유를 다시 쓴다.
내가 사는 이유를 다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