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름의 방식으로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밤,
오늘도 나는 잠실과 올림픽 공원을 달리며
일주일의 마침표를 찍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NRC 어플에 남겨진 지난 기록들을 살펴보다
맨 밑에 자리한 첫 번째 러닝의 기억과 마주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흥미의 밀물과 썰물이 심해
금방 싫증을 느끼는 내 성향을 생각한다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2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아래
셀 수 없이 많은 낮과 밤을 달렸고
절대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을 가슴에 새겼다
그리고 지난 4월 9일,
파리 풀코스 마라톤의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하나의 생각이 불현듯 머리 위로 날아왔다
'달리는 일상을 글로 남기자'
달리는 일상을 문장으로 남기는 공간
언제 싫증이 나서 그만둘지,
러닝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도망갈 구실 확보)
달리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공간을 오픈한다
러닝이 새겨준 몇 가지 기억과
오늘의 일상을 달리다 떠오른 생각을
글로써 담담하게 채워가는,
이 곳은 아마 그런 공간이 될 것이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