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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 Dec 06. 2021

시발(時發)요리

#8. 백김치

시발(時發)요리


#8. 백김치


겨울이 되면 엄마는 분주했다. 아니,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에..

마당 한켠에 묻어 놓은 항아리를 닦으시고, 광 한켠에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치우고 공간을 만드셨다. 시장단골 야채가게 아주머니에게 배추를 족히 100포기 가까이 주문하시고, 낡은 전화번호부를 뒤져서 연탄도 100장 이상을 주문하셨다. 어린 맘에 그맘때쯤 되면 뭐가 그리 설레고 좋던지.. 


엄마의 김장은 삼일에 걸쳐 동네 아주머니 여럿이 왔다 갔다 하시며 도와주셔야 끝이 났다. 끝난 날엔 어김없이 커다란 드럼통 같은 냄비에 돼지고기 덩어리를 나온 아빠 배만큼이나 넣고 삶으셨다. 돼지고기 한 점에 빨간 김칫소를 얹어 엄마가 주시면 켁켁거리며 잘도 받아먹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빨긴 김치를 주던 엄마가 새삼 생각났다. 맵다고 하면 밥그릇에 물을 부어 씻어주곤 하셨는데.. 나는 그렇게 컸는데.. 내 아이들에게 그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담그기 시작했다. 하얀 김치를 


백김치라고 하면 아이들 김치라고 자칫 오해할 수도 있는데 자극적인 외부음식에 익숙한 어른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칼칼함대신 시원함으로 힘든 속도 달래주고. 아이들에게는 아삭아삭 다양한 야채를 먹일 수 있어 좋다. 빨간 김치보다 담그기도 쉽고.. 특히나 겨울 백김치는 무와 배추가 시원하고 달큰해서 설렁설렁 담가도 아주 그냥 끝내준다. 




<김장이란? 아는거 다시 보기 ^^>

김장은 엄동설한(嚴冬雪寒)을 보내기 위해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하는 연례행사다. 한국에서는. 김장김치는 배추, 무를 주재료로 하고, 미나리·갓·마늘·파·생강, 소금·젓갈·고춧가루 등으로 간을 하여 봄이 오기 전까지 아주 알찬 반찬으로 이용한다. 비타민 A·C가 많이 들어 있으며, 김치가 익는 동안에 자연적으로 유산균도 생겨서 영양학 적으도 아주 좋은 음식이다. 


 김장김치는 5℃ 전후의 낮은 온도에서 온도의 변화 없이 익히고 저장하여야 맛이 좋고 변질되지 않는다. 예전엔 땅속에 항아리를 묻어서 자연적 김치냉장고를 만들어 썼지만 이젠 알아서 발효시켜주고 보관해주는 다양한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김치냉장고는 최고의 문명의 이기가 아닐까 한다. 




재료: 배추, 무, 당근, 양파, 파프리카, 쪽파, 마늘, 생강, 소금, 새우젓, 찹쌀가루, 육수(황태머리, 대파, 양파, 말린 표고버섯 등) 


1.     배추와 무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소금에 절인다. 이때 배추와 무는 따로 절이는 것을 추천한다. 무르기가 달라 절여지는 속도도 다르다. 

2.     황태머리, 대파, 양파, 말린 표고버섯 등을 넣고 육수를 만든다. (어른들이 먹을 용도라면 고추씨를 함께 넣어 끓여도 좋다. 칼칼하게..) 육수는 미리 만들어 식혀둬야 한다. 육수를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으면 각종 국이나 찌개에 베이스로 쓸 수 있어 좋다. 

3.     종이컵으로 5컵에 찹쌀가루 1큰술을 넣고 잘 풀어서 끓인다. 약불로 끓여 뭉쳐지지 않게 잘 저어줘야 한다. 걸쭉하게 만들어지면 식힌다. 

4.     절여진 무와 배추는 잘 헹구어 물기를 빼준다. (보통 배추와 무를 엄지와 검지로 자고 살포시 휘어지면 잘 절여진 것이다.) 

5.     마늘과 생강은 잘게 편으로 썰어 작은 다시팩 주머니에 넣어둔다. 

6.     육수에 끓여 놓은 풀을 넣고 잘 섞어준다. 

7.     새우젓은 3큰술 다져서 거름망을 이용해 국물? 만 넣고 (걍 다 넣어도 무관함, 난 다 넣음), 매실청 3큰술을 넣고 간을 맞춘다.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한다. 

8.     물을 뺀 배추와 무, 손질한 양파, 파프리카, 당근, 쪽파 등을 넣고 잘 섞어 준다. 

9.     섞어놓은 김치재료에 양념한 육수를 김치통에 넣는다.

10.  마늘, 생강 주머니, 사과 1개, 배 1개(4 등분씩 해서) 함께 넣어준다. 미나리 같은 향신채는 조금 익었을 경우 넣어야 한다. 처음부터 함께 넣으면 색도 변하고 그렇다. 

11.  서늘한 곳에서 1~2일 정도 자연 숙성시킨다. (김치통을 열었을 때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 모면 맛을 한번 보고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자. 

12.  육수를 넉넉히 넣었다면 소면을 삶아서 김치말이 국수를 해 먹어도 좋아. 이때 참기름 살짝 두르고 깨소금 탈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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