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
십자군 기사의 이야기는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이미지로 어린 시절 각인되었다. 낮에는 전투를 밤에는 참회를 하며 처절한 싸움을 이어가는 이야기는 신념의 힘을 강렬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십자군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신의 이름으로 일으킨 군대의 명분과 행동이 전혀 정의롭지 않았던 것을 보며 환상이 무너져 크게 실망을 하기도 했다. 자신이 믿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정치적으로 이교도를 징벌한 십자군의 역사에서 그들이 믿고 따랐던 야훼 하나님이 사랑의 하나님이었다는 사실을 집단적으로 망각한 안타까움이 마음 가운데 크게 남았다.
그들의 그 처절한 수고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확신컨대, 그들이 따르던 신은 자신의 이름으로 이교도를 처단하는 그들의 행동에 비탄함을 느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