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없이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라면, 아이가 기관에 잘 적응해서 다녀도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의 기로를 맞닥뜨리게 된다. 바로 어린이집 정규시간이 끝나는 오후 4시부터 부모가 퇴근해 집에 오는 6~7시까지 몇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여부다.
우리 역시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25개월부터 36개월까지는 마침 친정엄마가 일을 쉬셔서 잠시 도우미 시세보다 많은 수고비를 드리고 등하원을 부탁드렸다. 1년간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았고, 이후 경제 사정상 다시 일을 하시면서 고민은 다시 시작됐다. 특히나 우리 부부는 일반적인 9 to 6 사무직도 아니고, 남편은 교대근무를 하며 나는 사무직이지만 근무 형태가 다소 불규칙하기에 이 스케줄을 맞출만한 도우미를 구하는게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수많은 면접을 봤고 업체에 요청도 했지만 사람이 바로 구해지지 않았다. 면접을 보고 출근을 안내드렸더니 못 하겠다는 답변도 왔다. 결국 연장반을 보내고 그래도 안 되면 내가 퇴사를 해야 하나 고민을 할 무렵 정말 다행스럽게도 근처에 사시는 분이 채용이 되어 도움을 받게 됐다. 가까이 사시고 수험생 자녀가 있어서 주5일 근무보다 유동적인 우리 집의 스케줄을 더 마음에 들어하셨다. 좋은 도우미를 구하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 나는 천만 다행히 3대가 덕을 쌓은 듯, 우리 아이를 진심으로 예뻐하시고 아끼시는 분이었다.
물론 연장반을 이용하면 추가 보육료 없이 엄마아빠가 퇴근하는 저녁 6~7시까지 안전하게 원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우리 아이가 다닌 어린이집은 연장반 보육교사가 따로 있어서 눈치를 받을 일도 없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사서 고생'을 선택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