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리학을 통한 기질 공부
연년생 삼 남매를 키우다 보니 나랑 코드가 잘 맞는 아이가 있는 가 하면, 그렇지 못한 아이가 있었다. 바로 우리 둘째가 그러하였는데, 남자아이 특유의 거칠고 센 에너지 대신 삐치고 마음이 풀릴 때까지 구석에 들어가 나오질 않았다. 감성으로 다가가 보기도 하고, 무시하는 방법도 써보았지만 유달리 둘째의 행동은 예측되지 않았고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답답했었다.
그럴 때면 육아상담과 관련된 TV나 유튜브, 강의와 관련된 매체를 참고하기도 하고 책도 읽어보고, 육아 선배에게 질문도 해보았지만 나만의 로드맵은 만들 수 없었다.
내가 기분이 좋거나 마음에 여유가 있는 날은 둘째 아이와의 관계가 좋았다가 그렇지 못한 날은 실패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확실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전문가라 함은,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데 나에게 필요한 전문가는 우리 아이의 행동을 파악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6년을 키우면서 엄마인 나도 내 아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상담 몇 시간과 결과지로 모든 해답을 주는 사람이 있을까? 그에 해당하는 비용은 얼마든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선뜻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때 내가 펼쳐 든 책이 '명리학'이었다. 그렇다. 내 아이의 기질을 엄마인 내가 직접 공부하고 파악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 아들 전문가는 바로 나야.'라고 선포하고 싶었다.
명리학이라고 하면 왠지 철학 전공자나 할 것 같고, 새해 운세나 사주풀이 시에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가 접근했던 방법은 '볼 수 있는 만큼만 보자'였다. 다른 사람의 운세를 봐줄 필요도 없고, 그저 나와 내 가족의 바탕이 되는 기질을 공부함으로 인해 상대방을 이해해보자는 시도였기 때문에 첫 장을 넘길 때부터 막히지 않았었다. 더군다나 사주팔자에 대해 하나씩 알아갈수록 나와 신랑의 관계, 나와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야'라는 신념에서 '저 사람이 그랬겠구나'로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운명을 안다는 건 '필연 지리(必然之理)'를 파악함과 동시에 내가 개입할 수 있는 '당연 지리(當然之理)'의 현장을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해진 것이 있기 때문에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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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가지고 산을 오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명을 따라가되 매 순간 다른 걸음을 연출할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운명론은 비전 탐구가 된다. 사주명리학은 타고난 명을 말하고 길을 말한다. 그것은 정해져 있어서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최대한으로 누릴 수 있음을 말해준다. 아는 만큼 걸을 수 있고, 걷는 만큼 즐길 수 있다.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by 고미숙
내가 했던 쉬운 방법을 소개해보자면, 무료 어플을 통해 자신의 '사주팔자'를 뽑아내어서 '천간(天干)' 자리에 있는 '일간(日干)'을 확인하여 자신의 대표 기질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다른 가족의 '일간(日干)'도 확인한 후, 서로가 '상생' 관계인지 '상극'관계인지 파악해보면 좋다. 물론 '일간'만으로 모든 관계를 설명할 순 없지만 쉽고 단순한 방법으로 명리학을 접근해보자는 취지이다.
* 상생(相生) :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
* 상극(相剋) : 두 사물이나 사람 사이가 서로 상충하여 맞서거나 해를 끼쳐 어울리지 아니함
더 나아가 소개할만한 책으로는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고미숙 지음)'와 '운명의 해석, 사주명리(안도균 지음)' 정도가 있다.
흔하게 듣는 말 중에 '상극'관계면 이혼수가 있고, 누가 누구를 잡아먹고, 기가 세다는 등의 말을 접하다 보니 '상극은 좋지 않은 관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명리학을 통해 내가 배우게 된 건 '상극 관계는 서로를 변화시켜주는 관계'라는 것이다. 나와 둘째 아이는 예상했던 대로 '상극'관계였다. 아이의 기질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아이가 하든 모든 행동이 왜 그렇게 자극이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이 아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내가 새로운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의 주변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만났을 때 불편한 느낌보다는 편한 느낌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끼리끼리' 놀았던 것 같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속에 있을 때는 마음은 편하지만 삶이 지루한 것처럼 나 또한 어딘지 모를 관계의 단조로움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물론, 굳이 불편한 관계를 노력해서 만나볼 필요는 없지만 그 만남 속에서는 분명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한 발 내디뎌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와 달라서 싫어, 불편해'가 아니라 '나와 다른데? 재미있겠는데?' 하는 마음의 전환이 나를 자유롭고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생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아이건, 남편이건, 부모이건, 직장동료이건 간에,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전문가의 손길에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기질을 파악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결국 삶의 문제는 '내가 '제일 잘 알고, '내가 '제일 잘 풀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일상의 문제에서도 정답부터 빨리 찾으려고 하기보다 좋은 질문을 먼저 던지려고 할 때, 저는 그것이 수학적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대범하게도 수학적 사고를 통해서만 우리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고, 우리가 찾은 답이 의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 by 김민형
"넌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라고 질문할 때만이 당신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좋은 질문 하나를 품에 안고 계속 부딪혀보기를.
<우리 집, 재미있는 상극(相剋) 사례>
우리 집 둘째와 셋째의 대표 기질은 목(木), 첫째는 금(金)으로 금극목(金剋木) 관계, 즉 상극 관계이다. 금(金)과 달리 목(木)은 '실리 감각'이 부족하다 보니, 자기 몫을 못 챙기고 남을 도와주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첫째는 논리적이고 성취력이 뛰어난 반면 둘째와 셋째는 그러하지 못했다. 똑같은 스티커를 각각 3장 사줬어도 어느 날 보면 스티커 3장은 모두 첫째 손에 들어가 있고, 둘째와 셋째는 누나(언니)가 스티커와 맞바꾸며 준 사탕 하나에 행복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목(木)의 반란이 일어났다. 금(金)의 기질을 보고 배우다 보니,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삼 남매가 보고 배우며 성장하는 서로의 기질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한 걸음 물러서서 웃고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