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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Feb 04. 2023

박사가 되면 좋은 점

생각의 틀을 배우다.

박사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그리고 졸업 전후 무엇이 달라질까요?


박사(Ph.D.)라는 단어가 인쇄된 명함을 받아 든 순간, 학위복을 입고 졸업식 사진을 찍는 순간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는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의 기쁨들보다 좀 더 근본적인 좋은 점들도 있습니다.



#1_생각의 틀을 배울 수 있다.


이론적 배경과 기존 연구결과를 토대로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생각의 틀'을 배우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점이 박사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사과정에서 스스로 어떤 현상에서 문제를 찾고 연구계획을 세워 그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들은 생각의 틀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힘은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도, 인생에서 어떤 일을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경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턱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드는 이 아니라, 기존의 여러 학자들이 쌓아 올린 이론과 연구결과들을 기초로 하여 생각의 틀을 마련한 후, 그 틀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면, 좀 더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좁은 시야가 아닌, 넓은 시야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고 그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내기도 쉬워집니다.


Google Scholar 첫 화면


Google Scholar 첫 화면에는 뉴턴이 말했던,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낮은 곳에 있으면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뉴턴의 말처럼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면 더 넓은 세상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며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어디쯤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2_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회사 내부와 외부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연차가 쌓이며 관련 지식과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이 되어야 하고, 해당 분야에 있는 여러 전문가들과도 교류하며 본인의 인지도도 높여가야 합니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면 이러한 점에서 유리해집니다. 최소한 자신이 전공한 그 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로서 대우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박사라고 해서 그 분야의 모든 것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경영학을 예로 들면, 학사는 경영학 전반에 대한 기초 지식을, 석사는 경영학 중에서도 재무를, 박사는 그 재무 분야에서도 특정 세부분야를 전공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박사'라는 타이틀은 전문성을 입증하는 도구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습니다. 경력과는 무관하게 변호사, 회계사, 의사라는 자격증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나타내고, 신뢰감을 주듯이 말이죠.



#3_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박사학위가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게 됩니다.


박사학위의 다른 말은 '독립 연구자로서의 자격'입니다. 즉, 독립된 연구자로서 스스로 연구를 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여기저기서 찾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아이돌을 예로 든다면, 박사과정은 아이돌 연습생, 갓 졸업한 박사는 이제 막 데뷔한 신인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빛나는 연구실적을 쏟아내고 있는 학자들은 현재 가장 인기있는 아이돌, 원로 교수님이나 권위있는 학자로 인정받는 사람들은 한때 엄청난 인기가 있었던 가왕, 유명 아이돌 선배들이겠죠.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들입니다. 같이 박사과정을 했던 동료들과의 연구일 수도 있고, 동종 업계 내에서 어떤 연구가 필요한 경우에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속한 분야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도 있고, 특정 영역의 자문을 구하는 일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들은 경력이 쌓일수록 더 많이 생기게 됩니다. 업계에서 '박사학위 + 해당 분야의 실무 경력'은 막강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기회들을 잡아 성과를 내고, 계속해서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본인의 몫입니다.




저는 1년의 휴학기간을 포함한 5년 간의 박사과정에 저의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 넣은 끝에 지난 2022년 2월, 드디어 '경영학 박사'가 되었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 직장 동료에게 많은 축하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 누구도 하라고 떠밀지 않았는데, 제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들어갔던 5년 간의 괴로움의 시간 속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박사, 그 이후의 새로운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졸업식 시그니처 포즈 한 번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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