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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Apr 09. 2023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위한 도구

자기만의 트랙 + 쿨하게 생존하라

이번 주에는  선배가 추천해 주신, 슬기로운 직장생활에 대한 2권 읽어보았다.



#1_자기만의 트랙


먼저 <자기만의 트랙> 본인이 직접 창직(創職, Job Creation)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라는 직업을 가진 김나이 님이 쓰신 책이다. 저자는 직장인들이 가지는 여러 고민에 대해 현실, 원칙, 탐색, 전략, 도전 등의 5가지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전문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 부분과 '자기만의 트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가장 인상 깊었다.


팀장이 되면서 "전문성을 점점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해오던 차였다. 저자는 '전문성'을 흔히 생각하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 경험으로 정의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며 그간의 편견들을 사정없이 깨부순다.


전문성은
첫째,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다.
둘째, '끝까지 해본 경험'이다.
셋째, '내 일을 내 언어로 정의하는 것'이다.


저자는 전문성 혹은 뾰족한 실력과 탁월함은 오래 일한다고 해서, 특정 유명 회사에 다닌다고 해서 쌓이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지금 하는 일, 그와 관련된 변화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어 있고, 그 변화 가능성에 어느 정도 오픈되어 있는지, 나아가 그 변화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더 고민하고 실행하고 해결해 낸 경험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 봐야 전문가임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성은 소속된 회사의 간판, 자격증, 긴 가방끈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온 일의 본질을 깨닫고, 그 일들을 하나로 이을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변화와 해결을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에 대한 나의 기준과 관점을 갖는 것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진다면, 이 길을 계속 가는 게 맞을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다른 길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해보기로 마음먹고 '끝까지' 가보라고 조언한다. 이렇게 치열하게 일하며 붙은 '일 근육'은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계속 달릴 수 있는 힘이 되며, 다른 길을 가게 되더라도 잘 해낼 수 있는 '전문성'이 된다는 것.


전문성에 대한 마지막 조언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나만의 언어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가, 나는 어떤 종류의 일에 마음을 쏟고 있는가. 등등.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전문성을 고민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원래대로, 늘 해왔던 대로'가 아니라 '나만의 방식과 관점으로 다르게'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찾아봐야 한다는 것. 결국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가는 '얼마나 나답게 일하는가'로 귀결될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한편, 자기만의 트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상당히 공감 갔던 내용이었다. 모두가 한결같이 좋은 회사라고 말하는 회사에서도 대부분은 충분히 만족하며 다니지만, 어떤 사람은 불평불만을 입 밖으로 자주 내뱉으며 투덜거리기도 한다. 회사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어렵고 기피하는 부서에 배치되어 일하는 동료들 중에서도 불만을 가지지 않고, 그 일에 만족하며 꿋꿋이 해내는 사람들이 분명 있었다.


저자는 바로 그러한 차이가 '나는 일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과 정의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회사 속에서 나를 찾는 수동적인 방식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분명하게 알고 스스로의 존재감을 느낄 줄 아는 방식으로 일해야 나의 자존감도 올라가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명함에서 회사의 이름과 직급을 떼고 나의 일을 나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나뿐만 아니라, 내가 소속된 그 회사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은 당연하다.


나와 회사, 양쪽 모두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아래의 2x2 Matrix의 핵심은 '나와 회사, 양쪽 모두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가'에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회사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반드시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남의 일이 아닌, 내 일로서의 가치가 만들어지고 나만의 기준과 관점을 가지고 일하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와 회사의 성장을 위한 2x2 Matrix" - 책 <자기만의 트랙> 133p


"나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며 '자기만의 트랙'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나의 '열심'이 헛되지 않은 전략적이고 주도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등 나 자신의 원칙과 기준으로 일을 바라보세요. 버티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다 스스로의 선택이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고, 그것이 나와 내 삶을 바꾸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 혹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깨닫는 것. 이것은 비단 회사 일에서 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에게는 이러한 고민이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2_쿨하게 생존하라


이 책의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읽을 독자를 스스로 지정한다. 먼저 일 못하는 사람과 게으른 사람은 제외한다. 또한 20대와 30대 초반과 같이 정신없이 신나게 일하며 다양한 경험과 실수를 해야 할 시기의 독자는 제외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신의 책이 일을 어느 정도 하며 자기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어느 정도 있는 35~45세의 독자를 위한 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직업, 경험, 관계, 배드뉴스, 역사, 균형 등 직장인이 갖춰야 할 6가지 서바이벌 키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중 '직업' 편에 나오는 아래 그림은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직장생활의 사이클에 대해 말하며,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많은 이들이 50세를 전후하여 떠밀려 한직에 배치받던, 스스로 나가든 직장을 떠나게 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45세에는 전문가로 성장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적어도 10년의 집중적인 연습 기간을 가지기 위한 마지노선이 35세라고 강조한다.


"커리어 서바이벌 플랜" - 책 <쿨하게 생존하라> 25p


위 그림에서도 보듯이, 회사는 절대 평생 다닐 수 없는 곳이다. 대부분 50대 초중반에는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렇다면 원치 않게 조직에서 밀려나서 불확실성을 맞이할 것인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자기만의 직업을 만들면서 불확실성과 대면할 것인지 독자에게 묻고 있다. 그리고 대답한다. 피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라면 불확실성과 제대로 마주하고 돌파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말이다.


이 책의 여러 유익한 조언 중에서도 특히 2가지 조언이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할 수 있다'는 말보다 '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일과 삶의 균형은 불균형을 발판으로 삼는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길을 안다.
하지만 소수만이 그 길을 걷는다.


먼저 실행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던 '경험' 편에서 저자가 인용했던 달마의 이 말은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성공하기 위한 길을 몰라서 성취를 못하는 경우보다는 길을 알지만 걷지 않아서 성취를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실제 독서를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일을 할 때도 미리 하면 좋다는 것은 다 알지만 대부분이 미룬다. 글쓰기나 영어공부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결국 직장생활의 성취와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알기'가 아니라 '하기'라는 것.


또 하나의 조언인 '일과 삶의 균형은 불균형에서 비롯된다'는 말은 이런 의미다. 자신의 직업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정에 있는 20~30대의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직업을 찾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은 다소 포기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확고히 다져놓아야 나중에 회사를 벗어나서도 당당하게 균형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35~45세에는 자신의 일을 자신의 직업으로 만들기 위한 경험과 경력을 만드는 데 몰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젊을 때는 일만 하라고 강조하지 않는다. 진정한 균형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는 일(Go), 그리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놀이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Play), 삶의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때때로 지도를 펼쳐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Stop)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와 집만 오고 가며 저녁 없는 삶을 보내다가 주말에는 밀린 잠을 보충하고 1년에 한두 차례 휴가를 떠나고, 아니면 회사에서 편히 지내다가 의미 없이 하루하루 시간을 허비하는 그런 삶이 아니라, 자기만의 놀이를 즐기며 뇌를 충전하는 시간, 뇌를 즐겁게 해주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취미생활을 가져야 진정한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조언이 특히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활동이 나만의 취미생활이자 놀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두 책 모두 독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결국, '실행과 변화'이다. 내용 자체는 절대 가볍지 않지만, 수필집을 읽을 때처럼,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얼굴에 살랑이는 봄바람을 느끼며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얼마 남지 않은 직장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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