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yan Choi Mar 06. 2023

팀장의 무게를 견뎌내는 방법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 팀장으로 산다는 건

팀장이 되고 난 첫 주는 밀려있던 현안 처리에 바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쓱 지나가버렸다. 인사발령을 통보받고 나서 팀원들한테는 어떻게 입을 떼야할지,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이런저런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는데 정작 업무를 시작하고 나니 이런 것들은 시작도 못한 채 일에 파묻혀 버린 것이다.


첫 주의 주말,  책상에 앉아 뭐라도 다시 해보려고 책상 위에 놓인 책을 집어 들었다.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놓았던, 팀장이 되면 한 번쯤 읽어보리라 다짐했던 책들이었다.



#1_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


첫 번째 책은 <요즘 팀장은 이렇게 일합니다>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책은 머리말부터 나의 명치를 때리는 문구가 적혀있다.


리더는 스스로 일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일을 잘 맡겨서 그 일을 성공하도록 만드는 게 일 잘하는 리더다.

 

팀장의 역할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초보 팀장들은 실무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팀장이 된 후에도 여전히 실무자로서의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팀장이 직접 스스로 일하려 하다가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책을 읽으며, 팀장은 필드에서 직접 뛰는 '선수'가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진정 바람직한 팀장의 모습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진짜' 리더에 대해 책에서 언급한 대로, A급 팀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S급 팀장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성과를 내는 팀장은 아무리 잘해야 A급이다. 자신보다 더 뛰어난 후배를 양성해서 자신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팀장이 바로 S급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어떻게 팀원에게 업무를 분배하고 위임할지, 티칭, 멘토링, 컨설팅, 카운슬링, 코칭 등 여러 리더십 스킬을 활용해 어떻게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내용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스스로 훌륭한 팀장인지를 가늠해 보는 점검 목록이었다. 이 목록을 읽으며, 올해 말 다시 한번 이 목록을 되짚어보며 성장한 내 모습을, 혹은 반성하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1. 구체적인 인정과 격려, 칭찬을 주고 있는가.
2. 개선할 점을 명확히 알려주는가.
3. 노하우를 전수하는가.
4. 팀장인 나도 성장하는가.



#2_팀장으로 산다는 건


두 번째 책은 <팀장으로 산다는 건>이란 제목의 책이다. 저자가 네이버 카페 '팀장클럽'에 올린 글들이 큰 호응을 얻게 되어 책으로 엮어진 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저자의 직장생활 에피소드가 군데군데 담겨 있어 선배가 옆에서 이야기해 주는 듯한 생생함과 진솔함이 글맛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의 골자는 크게 다음의 3가지이다.

1. '사람'이 시작과 끝이다.
2. '업무'는 다 함께 하는 것이다.
3. '성과'로 결론 맺는다.


특히 사람에 대한 내용에서, "팀장의 사람 관리는 해결 가능한 부분부터 집중해야 한다."라는 말이 공감이 되었다. 이 말은 결국, 팀 성과는 일 잘하는 우수한 팀원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문제 팀원을 갱생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우수 팀원 육성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현실적인 결론을 의미한다.


또 하나 공감이 갔던 내용은 "일 잘하는 팀장이 좋은 리더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카리스마 있는 상사 곁에는 사람이 없다. 너무 완벽하기 때문에 조언자가 필요 없고 조수도 필요 없는 것이다. 때문에 완벽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게 되면 주위엔 '예스맨'만이 존재하기 되어 타인과 환경에 대한 현실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 카리스마 있는 한 명의 완벽한 팀장보다는 팀원이 지적이나 의견제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팀장이 더 낫다는 조언이었다.


이 외에도 팀원과의 정기회의 진행의 필요성, 새로운 팀장 세대를 위한 제언, 또라이 상사 대응법과 사내정치의 적절한 활용 등에 대한 내용도 앞으로의 팀장으로서의 여정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3_이론과 현실의 간극


차 안에서 매주 요일 오전에 있는 아들 체험학습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알고 지내던 형님이 지나가다가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이렇게 말씀하셨다.


야! 무슨 책까지 읽고 그러냐. 팀장은 팀원들한테 밥 잘 사주고, 술 잘 사주고, 이야기 잘 들어주고 그러면 되는 거야. 하하하!


나 역시, 양심상 성공하는 팀장 되는 법이 적힌 책 2권 고작 읽었다고 금세 좋은 팀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책에 있는 내용들도 내가 속한 조직이나, 내가 맡은 팀의 상황과는 사뭇 다를 것이기 때문에 내 나름 이리저리 적용해 보려면 또 다른 품이 들 수밖에 없다.


다만, 초보 팀장 티 벗기 위해, 조금이나마 더 배우려 하고, 고쳐보려 하는 내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최소한 내가 욕하고 미워했던 그 옛날 그 시절의 팀장들과는 다른 모습이 되고 싶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