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시절, 그 당시 팀장, 부장을 하고 있던 아저씨들이 나에게, 직장생활에서는 실력보다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이라며 조언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그때 나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었다."흥, 자기네들이 다 실력이 없으니까 저런 핑계를..."이라고 생각했다.
실력보다는 '태도'가 우선이다.
그러던 내가 나 스스로 이런 말을 먼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 말을 다시 떠올린 것은 최근의 몇 가지 사건 때문이었다.
첫 번째 사건은 前 제일기획 부사장 최인아 님의 유퀴즈 출연 영상을 본 일이었다. 그 영상을 보며 크게 느낀 바가 있었다. 그분은 삼성그룹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이자 유명 카피라이터로서의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최인아 책방'이라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유명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 분이다.
그분이이런 이야기를 했다. 각자 나름의 소양과 재능을 지녔지만, 재능을 꽃피게 하는 것이 바로 '태도'이며,모두가 가지고 있을 그 씨앗이 결실을 거두하게 하는 힘이 '태도'라는 것. 그리고 '태도'는 여러 사람하고 같이 일할 때 정말 중요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태도가 경쟁력이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최인아 편)
두 번째 사건은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된 일이었다. 일본의 '베이브 루스'라 불릴 정도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지만, 그의 실력만큼이나 훌륭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태도와 스포츠맨십은 수많은 야구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춘 사람이라면, 흔히 있는 인성 논란 하나 없이 시종일관 정중하고 예의바름을 보여주는 그의 태도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서, '오타니 쇼헤이' 선수에 대해 더욱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졌다.
세 번째 사건은 모 팀장에게 팀원과의 갈등에 대한 고민을 듣게 된 일이었다. 그 팀원은 본인이 생각했던 업무 방향과 팀장이 추구하는 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팀장에게 상식 수준에서 한참 넘어선, 예의 없는 날 선 발언들을 서슴없이 했었던 것 같다.
그로 인해 그 팀장과 팀원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던 것. 결국 그 팀원의 사과로 잘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지만그 일을 옆에서 지켜보던 내 마음속에는,같이 일하게 될 동료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태도가 엉망인 사람과는 절대 같이 일해서는 안 되겠다는 선입견이 강하게 심어졌다.
최근 들어,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곳이고, 직장생활은 '똑똑하고 옳음'만으로 해결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느끼는 중이다.
그래서 분명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해시키려 '노력'하고, 되도록 부드럽고 공손하게 이야기하려 '노력'하며, 그러는 가운데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있다. 언젠가는 강한 말투로 내 주장을 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차분하면서도 예의 바른 태도를 유지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결국, 사람들은 옳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는 법이다.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옳은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상대방이 내 말에 귀 기울이게 만들 수있다.그리고 그 좋은 사람의 바탕에는 '태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