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마다 회사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신다. 오래된 나의 아침 리츄얼 중 하나다. 뇌에 카페인을 좀 쏟아부어야, 졸음이 달아나고 맑은 정신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된다는 부분만 좀 감수한다면 말이다.
사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기에, 특별한 생각없이 날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해서 사무실로 올라가곤 하는데, 어느 순간 그 반복되는 커피 한 잔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그 차이의 원인은 바로 카페 직원에 있었다.
조금 일찍 회사에 도착하기 때문에, 내가 카페에 갈 때쯤엔 직원이 부산하게 카페 오픈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때 어떤 직원은 주문을 바로 받는 경우도 있고, 어떤 직원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하며, 본인 할 것을 다 끝마친 후 주문을 받는 경우도 있다.
주문을 받을 때도 다르다. 어떤 직원은 모든 손님에게 기계적으로 매뉴얼대로 주문할 메뉴를 묻고 결재를 부탁한다. 하지만 또다른 직원은 자주 오는 손님에게는 아는 척을 하고, 주문을 하기도 전에 "오늘도 ㅇㅇ를 드실거죠?"라고 되묻는다. 어떤 날에는 테이크아웃 컵 뚜껑에 'Americano'라고 손글씨를 써서 주기도 한다.
테이크아웃 컵 뚜껑에 손글씨를 적어주는 카페 직원
직원 입장에서는 사소한 배려일 수 있지만, 손님에게는 그런 작은 차이가 아주 큰 차이로 여겨진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기분좋은 즐거움을 주고, 친근감을 느끼게 하며, 자주 그 카페를 들리게 만드는 것이다.
매일같이 같은 일을 반복하는 카페 직원도 사람에 따라 이렇게나 차이를 보이는데,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이런 사소한 차이 하나가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또 비단 이런 차이는 직장인을 떠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큰 차이를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저 사람은 뭔가 다르다."라고 느껴지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삶의 욕구이자 중요한 인생의 숙제이다. 차별화된 모습이 남들과는 다른 '전문성'이 될 수도 있다. 남들이 잘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희소한 것이고, 그것을 나만 할 수 있다면, 그 차이는 더욱 클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전문성이 없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 비해 시간 대비 부가가치가 더 높게 일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차별성이 될 수 있다.
하지만1층 카페의 직원처럼 내가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다면, 본인이 가진 역량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나도 내가 가진 능력만을 더 완벽하고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힘썼다. 사실 이 부분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이제는 앞서 말한 '태도'의 중요성을 더욱더 절실하게 느낀다.혼자사는 인생이 아니기에, 결국내가 가진 역량은 내가 가진 것 외에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이 보태져 만들어지는 것이다.
커피 한 잔에서 느끼는, 삶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나는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로 차별화될 수 있을지 고민해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