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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Dec 14. 2022

출근시간, 꼭 지켜야 하나요?

직장생활의 마음가짐

예민한 주제일 수 있는, 직장에서의 근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근태'의 정의다.

1. 부지런함과 게으름.
2. 출근과 결근을 아울러 이르는 말.


사전적인 정의는 저렇지만, 일반적으로 '근태'란 회사원이 직장생활을 하며 출퇴근 시간을 잘 지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직장에서의 성실성을 판단하는 용어로 주로 쓰인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꼭 지켜야 할 것들 중 하나가 근태라고 생각한다. 근태와 직장생활의 마음가짐에 대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당신의 근태 ①]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모두가 보고 있고 모두가 알고 있다.


요즘 애들은 태도가 틀려먹었어!


이런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회사와 나와의 계약 관계에 대해 짚어보려고 한다. 대부분의 회사에는 복무규정이나 근로계약, 기타 회사의 각종 방침 등에 분명히 출퇴근 시간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지에 따라 이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근로계약서에 정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이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된 경우, 정해진 출근시간에 늦는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 될 수 있다.

 

물론 "지각을 해도, 일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박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회사원 중에 과연 일잘러들이 몇이나 될까. 이런 사람이 회사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지각이 잦은 사람 중에 일잘러로 알려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는지. 쉽게 떠오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출근시간을 지키는 것은 회사와의 계약 이행뿐만 아니라, 자기관리의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유연근무제나 자율근무제를 시행하는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리 정해놓은 본인의 출근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다. 나와 회사의 약속이다. 나와 회사 간의 기본적인 시간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회사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약속들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할  있을까. 그 사람을 믿고 중요한 업무를 맡길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각은 어쩌다 한 번 하는 사람보다는, 지각하던 사람이 계속 지각하는 경우가 훨씬 많. 평소에 지각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과 달리, 상습 지각러들은 그들이 흔히 하는 변명들... 집과 회사와의 거리, 날씨, 교통수단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지각을 하곤 한다. 진짜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변명거리에 불과하므로.


지각하지 않은 척 몰래 자기 자리에 앉는다던가, 지각한 것을 걸리지 않기 위해 갖은 꼼수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회사는 보는 눈이 많다. 아무도 모를 것 같지만, 모두가 보고 있고 모두가 알고 있다. 근태는 직장생활의 기본적인 에티켓이자 의무다.


지각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기 싫다면 말이다.



[당신의 근태 ②] 근태는 회사를 대하는 내 마음가짐의 거울이다.


근태는 퇴사나 이직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이다.


요즘 HR 분야에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퇴사나 이직할 사람을 미리 예측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퇴사나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지각 횟수'가 중요한 요인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내 경험상,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갈등이 있다거나, 맡은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다거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던 경우, 회사에 대한 애정이 떨어지고 마음가짐이 흐트러져 지각을 하거나 휴가를 내는 상황이 생기곤 했었다.


물론 '지각'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퇴사나 이직을 원하는 직원이 있다면, 본인은 티를 내고 싶지 않더라도 그 어딘가에서 회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것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바로 '지각하는 모습'일 수 있다.



[당신의 근태 ③] 근태는 결국 신뢰의 문제이다.


근태는 감시의 대상이 아니다.


회사를 다니며 100% 완벽하게 근태를 지키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는 항변에는 적극 공감한다.


그런 차원에서 근태 자체를 관리나 통제, 평가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회사에서는 달성하기 위한 업무 목표와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평가는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가의 원칙과 기준을 사전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정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근태가 감시의 대상이 되는 순간, 직원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생산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개인의 업무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업무이거나 공공기관 등과 같이 성과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곳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성과 중심으로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임에도, 근태로 그 사람을 평가하려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런 경우가 혹여나 생기더라도, 최소한 손해 보는 일이 없기 위해서는 근태는 잘 지키는 것이 좋다.


핵심은 직장을 대하는 본인의 마음가짐이다. 본인의 삶에서 자기가 맡은 업무가 어느 만큼의 중요도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업무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근태의 문제는 결국 직장생활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신뢰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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