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지표는 크게 능력과 태도,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능력'에는 보고서 작성 스킬, 논리적인 사고방식, 상황 판단력, 문제해결 능력 등과 같은 것이, '태도'에는 직장생활에서의 기본예절, 사람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 눈치, 일에 대한 책임감 등이 해당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직장인은 다음과 같이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 1> 능력과 태도가 모두 부족한 사람
<유형 2> 능력은 우수하나 태도가 불량인 사람
<유형 3> 능력은 떨어지나 태도가 우수한 사람
<유형 4> 능력과 태도 모두 우수한 사람
직장인의 능력과 태도에 대한 2x2 매트릭스
누구나 신입사원 시절에는 능력과 태도가 모두 부족한 <유형 1>에서 시작하게 된다. 사회생활도 처음인 데다가 아직 소속된 회사의 조직문화도 낯설기 때문에 올바른 태도를 보여주기도 힘들고, 업무도 미숙하기 때문에 능력을 보여주기도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후 시간이 흐르며, 소수의 사람들만 <유형 4>에 진입하고 대부분은 능력은 우수하나 태도가 불량인 <유형 2>이나 능력은 떨어지나 태도가 우수한 <유형 3>으로 그룹핑된다는 사실에 있다.
능력이나 태도 면에서 벤치마킹할 상사가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본인의 노력으로 능력치는 높였지만 태도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고, 태도는 본래 좋았지만 능력치를 충분히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본인의 노력이 부족하여 능력치가 낮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진급이나 승진에 누락해 흑화된 경우도 있을 것이고.
하지만 결국 장기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유형 4>로 진입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유형 2>나 <유형 3>에 머물던 사람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3번의 이직과 15년 가량의 직장생활을 해오며, <유형 2>인 사람과 <유형 3>인 사람을 모두 겪어보았다. 그리고 만약 나에게 같이 일할 사람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는 아무런 고민 없이, 능력은 떨어지지만 태도가 우수한 <유형 3>인 사람을 택할 것이다.
<유형 3>에 속하는 사람의 부족한 능력은 팀워크나 교육 등으로 극복해 볼 수 있다. 또한 태도가 좋기 때문에 꼭 주어진 업무가 아니더라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현재의 업무에서는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직무전환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분야를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태도가 불량한 <유형 2>인 사람은 직장생활에 임하는 나쁜 태도가 굳어져 있어, 본인 스스로 극복해 내기 어렵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힘들고 불편하게 만든다.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고 부대끼는 직장이라는 곳에서, 태도가 불량인 사람은 일의 능률을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회사는 나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어찌보면 직장생활에서는 태도가 곧 능력이다.
사회초년생이나 대리급 직원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에 하나는 '능력'을 갖추는 것만이 직장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말 인사고과를 할 때 보면, 어느 회사든지 그 직원의 인성과 태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것은 직장생활은 '능력'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증거 중 하나이다.
인사고과를 잘 받기 위해 윗 사람에게 잘 보이는 노력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진정성이 없는 아부나 인사고과 시즌의 반짝 노력은 금방 티가 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 보다는 일을 대하는 진정성있는 태도와 책임감, 동료들과의 팀워크, 타 팀이나 타 부서와의 협업, 직장생활의 기본예절 같은 소소한 것들이 직장생활에서는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도 그렇다. 일반 직원들 간의 '능력'은 사실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독보적인 능력을 보이는 사람과 역량이 크게 떨어지는 사람 간의 차이 정도만이 두드러질 뿐, 대부분의 사람들 간의 능력치는 큰 폭의 차이를 보이기 어렵다.
오히려 '능력'보다는 일을 대하는 자세나 직장동료들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태도'에서 더 큰 격차를 만들 수 있다.
개인 측면에서 더 큰 변화를 보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태도'다. 능력치는 단기간에 큰 폭의 변화를 보이기 어렵다. 능력치의 변화를 보이려면 그간의 경험과 지식이 어느 정도 축적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수년간의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태도는 본인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본인의 현재 태도 상태는 이렇게 스스로 자문해보면 알 수 있다.
"팀장과 동료, 선후배, 그리고 협업하는 외부 회사들은 과연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나와 함께 일하고 싶을까? 나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장시간 일하고 싶을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태도가 불량한 사람과는 1분도 같이 일하고 싶지 않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태도가 불량한 사람이 능력치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40대가 되어서야, 그리고 팀장이 되고 나서야, 이제서야 비로소 그동안 보지 못했고 느끼지 못했던 사실들을 깨닫게 된다. 능력을 키우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인의 의무이자 기본적 가치다. 하지만 능력과 태도 중에 우선순위를 꼽자면, 나는 이렇게 단언하고 싶다.
직장생활은 '능력'이 아닌 '태도'가 우선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