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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un 20. 2024

모든 전투에서 이길 필요는 없다.

결정적 순간에서의 승리

평소에 Ringle 이승훈 대표께서 종종 올리시는 글은 빼놓지 않고 찾아 읽어보곤 했었는데, 최근에 굉장히 인상깊은 이야기 하나를 공유해 주셨다.



요약하면 이렇다. 직장생활에서는 모든 전투에서 이기려 들면 되며, 때로는 전략적으로 패배를 인정하고 불필요한 전투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정말 중요한 전투에서 이길 없는 경우라면 최대한 피하고, 전투를 시작했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모든 전투에서 이기려 들면 장기적으로는 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전투에 집중해야 할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소모하게 된다.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할 전투와 그렇지 않은 전투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중요하지 않은 전투에서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중요한 전투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모든 일에서 다 비슷하겠지만, 특히나 직장생활에 적용해 보면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글이었다. 때로는 전략적 패배도 감내할 수 있어야 하고, 이기지 못할 전투에서는 피할 수 있는 요령도 갖춰야 한다. 특히 장기전으로 수록, 사소한 전투에선 지더라도 중요한 전투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해진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모습의 갈등 상황 속에서, 모든 상황에 다 이기려 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 전쟁은 유한한 자원을 소모하는 행위이며, 필요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에 모든 전투에서 이기려면 이런 소중한 자원비하게 된다. 정작 중요한 전투에서 쓸 자원이 부족해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공세는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고 극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모든 전투에서 무조건 상대방을 짓밟으려 들면 마지막까지 맞서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평화로운 해결이 어려워진다. 때로는 작은 타협을 통해 상대방의 화를 가라앉히고 실질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 더 낫.


뿐만 아니라, 모든 전투에 매몰되면 전체적인 그림을 보지 못하게 된다. 전쟁에는 전략적 목표가 있기 마련인데, 이 목표를 잃어버리면 애초의 목표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소한 전투에서는 유연성을 발휘하면서도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전투에서 이겨야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때문에 전쟁의 진정한 승리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는 데에 있는 것이다.




때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현명한 전략가라면 모든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중요한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내공을 쌓아두어야 한다. 그래야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때로는 전술적 물러섬이 전략적인 승리로 이어지기도 하므로.


직장생활을 하며, 모든 갈등 상황에서 전부 반응을 하고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구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소위 '쌈닭'이라 불리던 사람이었는데,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올바름을 증명하려 하던 통에 적이 많이 생겼고, 결국에는 주변에 자기편이 남아있지 않아 결정적 순간에 아무도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그 사람의 주장이 맞든 안 맞든 그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과 무관하게 그 사람에게 패배한 상대방은 큰 상처를 입고 앙심을 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모든 싸움에서 이기려 했던 쌈닭의 행동은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에게도 깊고 진한 상처를 입혔다.


무엇이 정답일지는 본인의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장기적 안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직장생활을 전시와 평시로 나눈다면 아마 전시에는 '쌈닭' 같은 캐릭터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간의 직장생활을 고려한다면, 전시보다는 평시에 대한 고려를 좀 더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승훈 대표의 글을 읽으며, 나 또한 짧지 않은 직장생활을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해 보며, 새롭게 다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어 보았다. 직장생활 뿐만 아니라, 삶의 수많은 전투 속에서도 결국 중요한 순간에서만 승리하면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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