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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Jun 25. 2024

한강의 부드러운 살결을 느끼며

변함없는 일상에서의 행복 찾기

매번 이용하는 출근길의 지하철 2호선에서, 잠실나루에서 강변역으로 넘어가는 그 길목을 지날 때면 한강이 눈에 가득 들어온다. 특히 요즘처럼 볕이 따가운 계절에는 한강에 내리쬔 햇빛이 한강의 물결을 더욱 세밀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의 모습에 집중하며 오늘의 시작을 깨닫게 된다.

매일의 일상이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쇼펜하우어도 '인생을 권태와 욕망을 오가는 시계추'라고 했던가. 권태로운 일상은 다시금 욕망을 좇게 만든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도 소중한 이 시간에 무엇이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다.

물론 가끔씩 직장에서나 집,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재밌고 즐거운 이벤트가 생길 때가 있다. 들뜬 마음에 그 순간의 기쁨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안 좋은 소식이 있을까 봐 두렵고 겁이 나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이 변함없는 일상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 출근길에도 한강이 보이는 자리에 서서 한강의 부드러운 살결을 눈으로 느껴보았다.  물결의 부드럽고 오돌토돌함을 감상하며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가족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여러 모습들에 대해 생각하다가 이 글을 만났다.


"어떤 사람들은 고작 글씨로 채워져 있는 종이 뭉치에 푹 빠져서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치한 영화를 보면서 영광하고 심지어 장난감까지 수집합니다.

잔디밭에서 22명이 작은 공 하나를 차려고 발버둥 치는 행위에 수십억 명이 열광하고, 매일 저녁 TV 앞에 모여 앉아 눈물을 훔치기도 하죠. 퇴근 시간은 아직 멀었는데 벌써부터 시계를 보고, 나를 사랑하는지 확신조차 없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고민합니다.

이 중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어요. 이 모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총합을 우리는 삶이라 부릅니다. 그러니 떳떳하게 원하는 곳에 애정을 쏟으세요. 그것이 삶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주진 못해도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으니까요."

- 웹툰 <부기영화> 中 -


그렇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총합이 바로 삶이다. 이해할 수 있는 일들과 사람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때로는 이해할 수는 없지만, 행복하게 채워지는 일상의 모습이 더 소중하다. 그것이 비록 합리적이고 설명가능한 것들은 아닐지라도. 변함없는 일상이지만, 오늘도 한강을 바라보며 새로운 하루를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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