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 is Superpower.
미디어는 우리의 동물적 두뇌를 반영한다. 인간의 본능은, 위협으로 여겨지거나, 투쟁의 대상으로 느껴지거나, 탐할 대상으로 느껴지는 것을 중요한 정보로 인식한다. 뉴스는 우리를 겁주기 위해 분주하다.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관심을 바라는 수많은 흥미와 자극으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은 정보의 동물이다. 우리의 몸이 영양분을 원하는 것만큼이나, 우리의 마음은 정보에 굶주려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뉴스, 시장의 모든 구경거리가 쏟아지는 환경은 분명 우리 몸에 낯설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우리의 정신이 자극에 의한 반사적 반응에 잠식된다는 것이다. 판단하고, 의지를 통해 목적을 계획하고, 자제하고 인내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에 자리를 빼앗긴다.
지식근로자에게 맑은 정신은 목적을 달성하는 능력의 근간이다. 정신이 이런저런 자극과 뒤죽박죽인 맥락에 지배받는다면, 명확한 판단능력은 방해받을 것이다. 일을 해내는 집중력이 방해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이 지금 맑은 정신을 지니고 있는지 분별하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독서를 해보는 것이다. 머리가 뒤죽박죽인 상태에서는, 글을 쭉 읽어 내려가며 책에 담긴 내용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할 수 없을 것이다.
매일 적어도 30분에서 한 시간, 밀도 높은 정보를 읽거나 들으면서, 그 주제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며, 이해를 확장해나가고 있는가.
만약 책을 읽을 수 없다면, 분주함에 잠식당해 고요함을 잃은 것이다. 일상은 숨이 가쁠 것이다. 무언가 변화가 없다면, 점차 더 숨이 가빠질 것이 자명하다.
타인의 말에, 타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자신을 목격하는 경우.
부정적인 생각이 끝나지 않고 매 순간 일어나는 것. 타인과 자신을 끝없이 평가하고 비교하는 것. 과거와 미래로 생각이 달아나며, 현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는 것.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감정들이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채 엉켜있다는 뜻이다.
메일함을 정리하지 않으면, 금세 수백 통의 메일이 쌓여버린다. 이 중에 중요한 내용을 담은 메일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수고스러운 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수천 년간, 모든 문화와 종교를 통틀어, 가장 가치 있는 실천으로 꼽혀온 명상. 정보와 지능의 동물인 인간에게, 수면만큼이나 근본적인 실천일 수 있다.
특히, 정보의 섭취량이 급증하고, 사회적 맥락이 복잡해지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과 혼란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도.
명상에 덧씌워진 어떤 신비로운 껍데기나, 명상을 말하는 들뜬 사람들의 흔한 나르시시즘을 걷어내 보자. 하루의 시작에 시간을 할애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 있으면 족하다. 마음이 떠올리는 생각을 판단하지도, 거부하지도 말고, 그저 알아차리고 바라보자.
신기한 것은, 생각이 스스로 해결된다는 점이다. 자신의 행동과 감정이 이해되고, 무의식적인 반응들은 그 근원을 드러낸다.
9999+개의 메일을 하루 안에 모두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명상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쌓여온 뒤죽박죽의 자극, 정보, 감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는 없다.
처음 명상을 시작하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 생각을 풀어두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지나며 점차 그러한 감정이 이해되며, 부정성은 서서히 힘을 잃어간다.
시간을 들여가다 보면, 아무런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고요함이 찾아온다. ‘메일함 : 0’의 상태가 온 것이다. 이 고요함의 상태에서, 매 순간의 감정은 즉각적으로 인식되고 이해된다. 잘 정리된 메일함에 도착한 메일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허덕이지 않게 된다.
평화와 행복은 마치 부작용처럼 따라온다.
생각을 명확하게 하고 싶다면, 뉴스를 무시하자. 뉴스를 보는 사람은 주변에 널려있을 것이다. 정보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상태를 아웃 소싱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자신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에 깊게 몰입하는 상태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뉴스는 주의를 끌기 위해, 최대한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정보를 경쟁적으로 선보인다. 뉴스에 몰입하고 반응하는 동안, 우리는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위협에 대한 반응은 매우 긴급한 일이기 때문. 하지만, 남는 것은 전혀 없다. 들뜬 마음 정도가 남을까.
주의를 바깥으로 분산시키지 말고, 시시때때로 흘러가고 일어나는 자신의 마음으로 모아내자. 이는 모든 철학과 종교가 강조하는 중심적인 메시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