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니 불과 몇 달 전에는
헤어짐과 불안은 늘 극한을 만들어내고.
예전에는, 아니 불과 몇 달 전에는 그렇게도 남자친구와 데이트 후, 헤어지는 게 겁이 나고 무서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불안감이 파도가 밀어치듯 밀려왔었다. 주차장에서 나와 차를 몰고 가는 내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뚝뚝 떨어지곤 했었다.
엉엉 울어보기도 했다. 울고 나면 마음이 괜찮아질까 그런 생각으로 울었던 거 같다. 사실 그 눈물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남자친구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때면 목소리를 가다듬고 액셀을 밟아 속력을 높여보기도 했다.
난 그렇게 매번 액셀을 밟아 미친 듯이 우울에서 벗어나고자 애썼다. 화난 스포츠카 마냥 나는 그렇게 매번 과속을 하였다. 마음이 뻥 뚫리는 그 쾌락을 맞이하며 나는 또 아찔한 길을 달려가곤 했다.
남들은 알지 못했던 거 같다. 아니 알아주길 바랐어도, 내가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거 같다.
사람들은 알아주지 못한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얼마나 자책했는지. 얼마나 죄책감에 시달렸는지.
그땐 알지 못했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고 항상 그렇게 의존했다. 하지만 과한 의존은 또 다른 슬픔을 낳는다. 그리고 다른 이에게 아픔을 준다.
나는 그런 의존은 원치 않았다. 다시 한번 나는 내가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를 다독였다.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첫 번째로 나여야 한다. 그래야 나를 사랑해 주는 다른 이를 또 보듬을 수 있다.
난 이제 더 이상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후에 잠시동안의 안녕은 더 이상 두렵지가 않게 되었다.
그저 우리가 그다음에 만나 행복함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자 있어야만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나의 불안감은 내게 희로애락 같은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