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성격테스트에 진심인 사람입니다

감성내향인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by 유혜빈


나는 오늘의 운세, 사주팔자, 성격테스트, MBTI…

그런 거 너무 좋아한다.


나도 모르는 나를,

누군가 대신 말해주는 느낌이 든다.

“당신은 감성적이고 조용하지만,

상상력 풍부한 예술가형입니다.”

이런 문장을 보면 어김없이 속으로 외친다.

어머, 맞아. 나잖아?!


그렇게 나는 테스트를 통해

늘 궁금했던

내 성격의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갔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낯을 가리고, 소극적이고,

말수 적고, 행동 느리고,

뭐든 혼자 조용히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걸 좋아했다.


그림 그리고, 음악 듣고, 피아노 치고, 글 쓰고…

혼자 세계관을 만들고 그 속에 폭 빠져 놀았다.

“우주 어딘가에 또 다른 내가

공주로 살고 있다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

그야말로 ‘혼자서도 잘 놀아요’ 그 자체였다.


문제는…

그렇게 한참을 놀고 있으면,

엄마가 불쑥 등장한다는 거다.


“너 공부는 안 하고 또 그림이니?”

“이런 거만하면 공부는 언제 해!”


혼나는 그 순간에도

내 머릿속은 이미 다른 차원에 가 있었다.

재벌 엄마가 나타나서 말하는 장면,

“이 아이는 이제 제가 키웁니다.”

언젠가 나를 이해해 줄

진짜 엄마가 나타날 거라 생각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나는 종종 혼란스러웠다.

“왜 나는 이렇게 행동이 느릴까?”

“왜 사람 많은 자리는 여전히 너무 어렵지?”

“왜 결정 하나를 이렇게 오래 끌까…?”


하루는 하늘을 보고 감탄하다가,

다음 날은 발라드 음악을 듣고 눈물 흘리고…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왔다 갔다.

나조차도 나를 알 수 없던 날들이 많았다.


계획은 늘 어설프고, 벼락치기는 기본.

새로운 사람 앞에서는 자동으로 얼음.

이건 게으름인가, 의지 부족인가…

한때는 정말 진지하게 자책했다.


그러다 만난 게 MBTI.

그리고 나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인프피 입니다.“


세상에.

나 같은 사람들… 진짜 많다!!!

게다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들이였다.

배려심 깊고, 공감능력 높고, 상상력 풍부하고,

예술 감성까지 장착!


이거 완전…

과거에 혼나기 바빴던 내가 사실은

‘감성 크리에이터 원석’이었다는 반전 아닌가.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 감수성 폭발하던 그 사춘기 때…

엄마 아빠가 딱 한 마디,

“그래, 너의 꿈을 마음껏 펼쳐라!”

그 말만 해줬더라면…

와~ 진짜 상상만 해도…

나, 지금쯤 글로벌 무대 wow~!

(물론 지금도 안 늦었다. 그냥… 좀 아쉽다는 얘기.)


어쨌든 어른이 된 나는,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걸 누구도 막지 못한다.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연주하고, 글도 쓰고 있다.

그때 못 했던 것들,

지금, 하나씩 해나가는 중이다.


놀랍게도…

‘어머, 나한테 이렇게 재능이 많았어?’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앞으로 뭐든 다 해보려고 한다.

인생이 엄~청 길다.

이왕 사는 거 즐겁게, 다양하게!


나는 내가 뭘 잘할 수 있을지

끝없이 시도하고 찾아가는 중이다.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얼마나 발전돼 있을까?…

그 상상만으로도 지금 너무 설렌다.


그 이후, 나는 나를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나를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

감성내향인.


내성적이고 느린 대신,

깊이 보고 오래 느끼는 사람.

사람 많은 곳에선 작아지지만,

혼자 있을 땐 우주만큼 커지는 사람…


그게 나다.


그리고 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처럼 조용히, 사부작사부작 살아가는

모든 감성내향인들을 위해,

나는 이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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