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드벤처 같이 느껴졌다. 새로운 세상을 하나씩 배워가는 것.
며칠 전.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그러니까 6시에 일어나 사내 헬스장에서 30분간 가벼운 운동을 할 계획이었다. 다만, 늦잠을 잤다. 8시 반에 일어나 느긋한 마음으로 샤워하고는 역을 향해 걸어갔다. 9시 반이 넘었는데 지하철은 사람들로 꽉 찼다. 여유로운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는 나로선 이런 날이 한 달에 몇 없다.
가는 도중에 선배에게 카톡이 왔다. 혹시 오는 중이냐고. "네넵" 이라고 답장했다. 지하 편의점에서 감동란을 사들고 8층으로 올라갔다. 10시 20분. 다들 출근했다. 선배는 늘 일찍 와서 앉아있던 네가 없어서, 사람들이 무슨 일 생겼는지 자기에게 물어봐 연락했다고. 아무래도 내가 회사생활을 반듯하게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 회사는 10시 30분까지 자율출근이다. 하루 평균 8시간을 채우면 된다. 그리고 나는 보통 8시 30분 전에 출근한다.)
신입 연구원 시절에는 늘 지각했다. 물론 당시에는 야근이 일상이라서 피곤하기도 했다. 회사생활 8년 차. 문득 생각이 든다. 지나치는 시간, 그만큼 매번 많은 것을 잃고 얻는다는 걸. 최근 몇 년을 제외하곤 늘 저녁과 주말을 일로 보냈다. 잃은 시간만큼 나는 얻었을까.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매번 최선을 다했다 자부하지만, 그중에도 분명 손가락 사이로 흐른 적지 않은 세월을 헛되이 보내버렸을지 모른다. (최근 칼퇴 후 남아도는 밤의 시간을 이리저리 지내며, 하루가 얼마나 긴 시간인지 알게 되었다.)
편의점에서 사 온 감동란을 꺼냈다. 계란 두 알과 커피를 아침식사로 먹었다. 32살이 되어서 그런지 요새는 아침이 필요하다. 몸이 그렇게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아침을 먹으라 수없이 말했었는데. 이제야 이유를 알 것 같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라. 운전면허를 따라. 혼자 그만 돌아다녀라. 웃는 표정을 지어라. 그리고 하루 종일 일만 하지 말고, 가끔씩은 늘어져도 좋다.
하나씩 몸이 뒤늦게 외치기 전에, 들어야겠다. 마치 어드벤처 같이 느껴졌다.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하나씩 배워가는 것. 밤의 시간과 아침식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