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간절히 '행복'을 꿈꾸겠지
Scene #1.
A는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알밥을 포장해서 양화대교를 달리고 있었다. 조금 늦어진 저녁시간, 여자친구와 함께 알밥으로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다. 일주일만의 만남, 서로 바빠 연락을 주고받아도 얼굴을 보는 것은 오래간만이었다.
양화대교 중간, 선유도를 들어가는 입구를 앞두고 휘어진 길. 앞 차가 급정거를 했다. A도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미 다소 늦었다. 정면 추돌을 해버려 멈춰버린 차 바깥으로, 알밥에 추가비용을 얹어 풍족하게 얹은 날치알들이 아스팔트에 흩뿌려졌다.
어디 소설이나 시놉시스 같은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운전하고 가는 길에 생각난 것을 조금 구체화해봤다. 언제, 어떻게 우리의 삶이 끝나거나, 혹은 갑자기 다른 길로 가버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냥 즐거운 시간을 앞두고 기쁜 마음으로 향하던 길, 갑작스럽게 그 시간이 멈춘다면. 그리고 그 즐거운 시간을 위해 준비한 무언가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길에 흩뿌려 진다면.
타이틀의 이미지는 어느날 마주친 길냥이 사진이다. 집 근처에서 종종 마주치는 녀석인데, 사람에 대한 겁도 없고 쭈그리고 앉아 부르면 '애옹-'하면서 다가와 몸을 다리에 비비기도 하는. 애교도 많은 녀석이다. 오죽하면 누가 키우던 아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길냥이.
이런 길냥이의 삶에 있어서 행복이 무얼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냥 단순히 먹을 거를 쉽게 찾고 돌아다니다가 몸 뉘일 편한 장소를 하나 가지고만 있으면 그게 행복일까, 아니면 풍족한 먹이가 항상 가득하고 돌아다닐 필요없는 따뜻하고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어야 행복일까.
삶의 행복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왔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이긴 하다. 즐거운 시간을 앞두고 신나게 먹을 것을 준비해서 가지만, 그 시간만 행복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길냥이처럼 적당히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고 몸 편한 장소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행복'의 기준이 무얼지 고민은 이어진다. 이전 글에 쓴 적이 있다. '더 좋은 삶'이란 행복한 삶일까. 물론 더 좋은 삶 속에서 행복감을 계속 느낀다면, 그것은 정말 최고의 삶이겠지.
그럼에도 이 '행복감'이라는 것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보면,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결국은 '금전'적인 것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니, 귀결되는 것이 확실하다. 주변의 어른들은 늙어서 아프지 않은 것(=병원에 갈 일 없어서 금전적인 소비가 크지 않은 것)이 최고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고, 뭔가 걱정없이 '먹고' 편안하게 '내 몸하나 눕힐'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돈이 필요하게 되어있다.
금전적인 부분이 행복감을 만들어주는 데에 역할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나 스스로도 (비록 그것이 짧게 유지가 되더라도) 무언가 쇼핑을 하고, 맛있는 것을 사먹고- 이런 것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러다보니 주변의 이야기에 귀가 흘깃하거나 눈길이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구는 주식으로 몇 % 수익을 얻었다더라, 누가 조금 무리한 듯 샀던 집이 얼마나 올랐다더라, 어떤 사람은 블록체인 코인으로 몇 백만원으로 몇 천만원으로 만들었다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평범한 회사원들처럼 '껄무새'의 모습이 나올 때가 있다. '아 나도 투자를 좀 해둘걸' '그 집을 좀 잘 알아볼걸' 등등. 그럼에도, 속으로는 아래의 글처럼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유지가 잘 되고 있다.
이 글에 쓴 것처럼-
자극을 받아 더욱 좋은 삶을 만들려고 노력을 한다면-
그 속에서 꾸준이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 사람과 다른 방식일 수도 있겠다. 여전히 삶에 있어서는 Daydreamer이고, 항상 이상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다르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름) 현실에 대한 인식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 속에서도 길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길이 꾸준히 행복감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길이기를 바라며.
조금 더 현실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보자. 라고 또 다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