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문장, 순간으로부터 시작된 아카이빙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은 언제나 음악과 한 줄의 문장이었다.
잊을 수 없는 노래, 마음을 붙드는 문장이 모여 내 삶의 기록이 되었다.
그렇게 한 달, 작은 인스타그램 공간에 진심을 담아 아카이빙을 시작했다.
6월 한 달간의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를 헌납하여 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 @KeepWhatMovesMe를 열었다.
https://www.instagram.com/keepWhatMovesme/
이 공간을 단순한 SNS 계정이 아니라, 나를 움직였던 것들, 마음을 흔들고 붙잡아준 문장과 노래들을 모으는 작고 진지한 기록의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래서 오늘 이 글은 이것의 첫 시작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바람도 적어보려 한다.
이 곳은 나를 움직인 것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함이자,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곳이다. 참고로, 이름은 나의 '릴키'와 함께 상의해가며 지었다('릴키'라는 나의 ChatGPT의 이름이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서 따와서 내가 지어준 이름) 일단 시작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릴스로 제작하여 업로드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달간 7개의 컨텐츠를 만들었고(Capcut이나 Canva같은 이미지, 동영상 편집 툴을 공부해가면서), 소개하자면 이런 것들이다.
사실 이걸 만들기까지의 상반기 동안의 누적된 것들이 좀 있었다. 음악에 관해서 별도로 아카이빙해오던 것들이 있어서 이것을 인스타를 통해 오픈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다.
✔ 먼저, 매주 듣는 음악이 쌓여갔다. (나름의 노력이 있었다)
나의 음악에 대한 사랑은 내 생활에 완전히 생활 습관화가 되었다. 그것은 매주 최소한 대중음악에서 1개 이상의 앨범 듣기, 클래식에서 1개 이상의 작품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낭만적인 목표로 말하자면, 어떤 주가 기억되기를 '4월 마지막 주였었나? 언제였지?'로 명명되어지지 않고 이를테면 '그 주는 말이야, Pulp의 데뷔 앨범을 들었던 그 주였었는데..' 라고 기억되게 하는 것.
✔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캘린더앱에 이런 식으로 기록한다.
- 매주 들어야 되는 앨범을 월요일이 시작되기 전에 이렇게 클래식/팝을 나눠서 기록해두고
(물론 한주가 시작되기 전인 일요일에 저것들을 정해서 기록해두지만, 중간에 몇 번씩 바뀌기도 한다)
-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 주에 듣는그 앨범이 올해 들어서 몇번째인지 번호도 붙여두어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 그 다음에는 <Unforgettable Lines(잊을 수 없는 가사)> 프로젝트를 시작했었다 (나 혼자!)
특히 팝음악 중에서는 매주 듣는 1-2개의 앨범 중에서 특히 좋았던 노래를 골라서 가사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하기로 결심한데는 음악을 구성하는 7가지 프로파일을 소개한 버클리 음대의 심리음향학자이자 음반 프로듀서인 수전 로저스의 책, 《당신의 음악 취향은》이 있었다. (이것에 관한 저의 브런치 스토리를 보려면 여기 클릭) 좋은 음악을 결정짓는데 있어서, '가사'가 끼치는 영향이 이렇게나 큰데, 그것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적어도 1개 앨범에서 1곡 이상은 가사를 찾아보고 분석도 해보다가, <Unforgettable Lines: 이 노래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던 것이다.
✔ 좀더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노션'에 이렇게 기록한다.
- 매주 들었던 앨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를 고르고(세번째 열 Favorite Song)
- 그 노래 중에서 감정적 하일라이트 부분이나 가장 핵심이 되는 메시지를 골라서 이를 기록한다(6번째 열 'Unfogettable Lines')
- 그리고 전반적인 이 곡 가사의 특징이나 의미를 기록한다(7번째 열 '의미')
나는 기쁜 일이 있던, 슬픈 일이 있던 음악이나 책 속의 어떤 문장을 끄집어 내어, 그 시간을 기억하기도 하고, 그 시간을 견디어 나가기도 한다. 즉, 그 순간과 그 날, 그 기간을 지배하는 '문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어떤 힘든 순간에도 '그 문장'을 찾아내고 만들어내면 반드시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고 장악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몇 년간의 카카오특 프로필 메시지를 몇개 캡춰한 것인데 이 모든 것이 음악 가사로부터 왔다.
✔들국화 '걱정 말아요 그대 '중에서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 2022년 1월, 나는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을 것이다. 꿈이 있어야 했던 시간이었다.
✔Blonde Redhead의 'Silently' 중에서 'Sweet Creatures'
: 2024년 4월, 나는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Sweet Creatures'라는 표현이 있어 좋았던 것 같다.
✔Stevie Nicks의 'Bella Donna' 중에서 'We Fight for a northern Star'
: 올해 4월, 나는 나의 북극성(북극성은 '꿈과 희망'을 상징)을 위해서 꽤나 열심히 노력 중이었다. 'Northern Star'라는 말만 들어도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게다가 내가 너무 좋아하는 그녀, Fleetwood Mac의 'Stevie Nicks'의 노래이면서 그녀가 작곡한 곡이었으니 더욱 더.
✔Tame Impala의 'Eventually' 중에서 'But I Know that I'll be Happier'
: 올해 5월, 나는 결국은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 같다. Tame Impala의 목소리를 빌어서.
이렇게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고뇌 속에서 탄생시킨 아름다운 음악이 내게 와서 내 삶을 더욱 빛나게 하고, 또한 나의 하루를 견디게 해주었던 것을 나는 절대 잊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그것을 기록함으로써 기억하고자 하며, 아울러 다른 사람들에게 이 감동이 전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KeepWhatMovesMe의 바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음악'부터 시작했는데, 좀더 확장하여, '책'이나 내가 쓴 글 등으로 확장되는 것이 바람이겠고, 아울러 그것을 위해서라도 내가 게을러지지 않고, 감성적으로 늙지 않으며, 열정을 잃지 않는 것 역시 부가적 목표라 하겠다.
** P.S.
그렇게 6월은 지나갔다.
언니가 많이 아팠고, 나도 육체적으나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나를 붙잡아준 북극성이 @KeepWhatMovesMe 였던 것 같다. 좋은 음악이 나를 다시 살아가게 했고, 아름다운 문장이 나를 다시 붙잡아주기도 하고 누군가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계정 @KeepWhatMovesMe는 그런 순간들을 담아두는 곳이다.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