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간다라는 것은 직면하는 새로운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시작에는 새로운 어려움이 있다. 돌아보면 새로움의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항상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항상 모든 시작에 함께 했던 것 같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 컴퓨터를 조금 잘했던 기억이 있다. 돌아보니 단지 타자가 조금 빨랐던 것인데 그 당시 친구들이나 어른들의 눈에는 내가 컴퓨터를 잘해 보였던 모양이고 그 이야기를 자주 듣다 보니 내가 컴퓨터를 잘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거치는 동안 새로운 흥미 혹은 취미를 발견하지 못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나에게 만들어준 장기인 '컴퓨터'로 대학 전공을 정했다. 내 기억에 컴퓨터 엔지니어링과 컴퓨터 사이언스 중 왠지 엔지니어링이 더 멋있어 보여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으로 전공을 정했었던 것뿐인데.
내가 생각했던 컴퓨터를 공부하는 전공과 컴퓨터 엔지니어링과의 간극은 컸다. 대학 입학까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한 번도 안 해봤었고 반도체가 뭔지도 몰랐던 나는 여러 과목들 그리고 여러 주제들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꼈다.
졸업을 할 때 즈음 취업 준비를 해야 하나 아님 대학원을 가야 하나 고민을 할 때도 결국은 내 판단은 이러했다. 아직 어려운 거 보니 조금 더 배워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얼떨결에 석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운이 좋았던 나는 더욱더 얼떨결에 박사과정을 석사 2년 차에 시작하게 되었고 이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박사를 하다 보니 난 컴퓨터 엔지니어링이 적성에 안 맞는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아님 그냥 질려버렸던 걸까?)
하필 아이폰이라는 기계가 세상에 등장했고 아이폰에서 돌아갈 수 있는 앱 개발은 공대 출신이라면 누구든 도전해볼 만한 그 정도의 프로젝트였다. 나 또한 역시 도전했고 공부보다 앱 개발과 앱 영업에 시간을 쓰는 비중이 늘어났다. 결국 나는 박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앱 장사마저도 잘 안되면서 취업전선에 올라섰다.
한국에 돌아와 취업 정확하게는 병역특례업체를 알아보았는데 이 또한 내가 마음먹은 대로 딱딱 진행이 되지 않았다. 처음 면접을 보았던 회사는 구두 오퍼를 주고는 한 달째 연락이 되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