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하여 처음으로 겪는 장기 방학. 이전 방학에는 그냥 놀게 놔뒀던 것 같은데 이번엔 유치원을 못 가는 방학이라 뭔가 홈스쿨링을 얼떨결에 시작했었고 이제 개학을 10일가량 앞두고 느낀 점 간단하게 메모.
아이들 앱에 광고 진심이냐?
정말 깜짝 놀란 것이 어느 날 내가 깔아주지도 않은 앱을 쓰고 있는 아들을 발견. 처음엔 혼을 내려고 했으나 알고 보니 '속담아 야호' 앱 안에서 카봇 모양 아이콘의 광고가 떠있었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클릭했던 아들. 어떻게 널 탓할까. 그렇게 좋아하는 카봇 그림이 떴는데! 그렇다고 완전 게임이나 카봇 영상을 보는 앱은 아니긴 했으나 어쨌든 돈을 주고 산 어플 안에 '광고'가 뜨는 것도 좀 그렇고 아이들이 쓰는 어플 안에 '더 혹하는 그림'이 뜨는 것도 좀 아니란 생각.
부모 메뉴 들어가는 방법
부모 메뉴에 들어가는 방법은 어플마다 다르지만 '3을 3초 동안 눌러주세요' '아래 보이는 숫자를 5초 동안 눌러주세요' '부모가 태어난 해의 연도를 적어주세요' 등등이다.
근데 이게 정말 아이들이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해놓은 건가?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한글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3을 3초 동안 누를 정도'는 되기에 부모 메뉴에 아이들이 쉽게 들어간다.... 뭐 들어가도 딱히 해될 건 없지만.
터치스크린의 장단점
처음에 산수 같은 개념을 접할 때 터치스크린이 엄청나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부모가 교육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사실 가르치려고 하면 답답하기만 하고 (왜 이런 걸 한방에 못 알아들어? 뭐 이런 느낌) 효율적이지 못한데 어떤 어플들은 뭔가 신박하게 잘 가르쳐주곤 했다.
그리고 아이가 진도를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하는 만큼 진도가 나가기에 좀 재미있어하는 부분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도가 나가는 걸 보고 놀라워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어떤 모양을 가리키며 '사다리꼴'이다 이걸 듣고 '와우'
하지만 문제는 그 뒤였다. 자신이 알아듣는 정도까지 진도가 빨리 나가는 건 좋은데 그 이상의 어려운 주제에서는 터치스크린의 단점, '막 누르기'로 정답을 찾기 시작하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는 점이었다. 사실 하루 종일 아이 곁에서 일일이 다 봐주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더 이상 가만히 혼자 쓰게 놔두기가 어려워졌다.
어쨌던 이번을 계기로 다음 방학 혹은 다음에도 예상치 못한 집에서 보내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게 되었고 아이가 어떤식으로 반응하는지도 볼수있어서 나름 유익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