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시각장애인과 현금
시각장애인에게 현금이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게 뭘까? 바로 돈이다. 누구나 돈을 지니고 있고, 돈을 통해 물건을 사거나 중요한 일을 한다.
나도 돈을 많이 지니고 다닐 때가 있었다. 카드가 없던 시절에는 지갑을 사서 돈을 넣어 다녔는데 내게 지갑은 늘 칸이 많아야 하는 물건이었다. 한 칸은 1000원짜리를, 한 칸은 10000원짜리를 넣으며 구분을 하게 하고, 지퍼가 있는 곳에 100원짜리를 넣었다.
왜 종이돈만 구분을 하는지 궁금할 수 잇을 것이다. 이유는 종이로 된 돈의 경우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10원이나 100원짜리는 만졋을 때 모양이 또렷해 알기가 쉽다. 그러나 종이 돈은 다르다. 점이 있다고 하지만, 그 점이 약해지면 만져도 모르고 그렇다보니 잘못 계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들은 돈을 넣을 때 칸이 많은 지갑에 자신이 아는 위치를 지정해서 돈을 넣는다.
최근에는 나도 지갑을 새로 사면서 칸이 좀 더 넓은 장지갑을 샀다. 처음 사는 장지갑이라서 설레기도 했지만, 이제 돈을 더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물론 이 방법 말고도 종이 돈을 구분할 수는 있다. 바로 크기로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0원짜리와 10000원짜리를 펴서 댄 후 큰 것과 작은 것으로 어떤 게 어떤 돈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돈이 접혀 있으면 모를 수도 있고, 정확하지 않아 잘 쓰지는 않고 있다.
나도 예전에 택시를 타고 내릴 때 돈을 잘못 줘서 많은 돈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당시 요금이 10000 얼마 나왔는데 내가 돈을 30000원을 준 일이 잇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맞는 줄 알앗고, 그래서 그냥 있었는데 어느날 지갑을 확인하시던 엄마가 지갑에 잇던 30000원이 사라졌다며 어디에 썼냐 물어보셨다.
나는 그 돈을 쓴 적이 없어 한참 고민하다 택시 이야기를 햇고 곧바로 엄마는 그 택시 회사에 전화햇다. 그렇지만 택시 회사에서 확인한 결과 기사님은 전혀 아니라고 했고, 그 돈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말앗다.
그 후로 나는 돈을 낼 때 지갑을 몇 번이나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고 그 버릇은 지금도 남아 있다. 100원짜리나 500원짜리가 아닌 이상에는 신중해져야 함을 그 때의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카드가 나온 탓에 많이 좋아졋다. 카드로 바로 돈 계산을 하면 되고, 돈이 얼마 나갓는지 메시지로 알려주니 내 입장에서는 현금보다 카드를 더 많이 쓰게 돼 버렸다. 그렇다고 현금이 아예 없을 수는 없어 지갑에 얼마 정도를 넣고 다닌다.
시각장애인에게 잇어 돈이란, 있으면 편리하지만 어떻게 돈을 잃어 버릴지 몰라 늘 긴장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는 카드를 쓴다지만 나이가 드신 분들은 아직도 현금을 많이 쓰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기에 늘 지갑을 가지고 다니신다.
종이 돈에도 조금 더 점이 명확하다면 시각장애인들도 굳이 칸을 나누지 않고 돈을 더 잘 보관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은 늘 해 온 생각이다. 그렇다고 불평만 하는 건 아니다. 돈으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얼마나 편리한지를 알기에 감사함도 있다.
그리고 내가 일한 대가를 받기도 하니 돈이라는 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것 중 하나가 분명하다.
오늘도 나는 열심히 돈을 벌기 위해 안마사 직무 교육을 들었다. 내일까지 교육을 마치면 모레는 일을 한다. 그 일 역시 내가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는 자세로 임하려 한다. 그게 내가 사회인으로서 지녀야 할 마음 가짐이라고 생각하니까.
앞으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