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기운이 지나가고 이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여자는 계속해서 나에게 약이며 간식을 먹였다. 나는 이제 여자를 기다리면서 풍경을 바라봤다. 여자는 점점 나를 자주 찾아준다. 때로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나를 보며 콧노래를 불렀다. 나름대로 최대한 착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내게 낄낄대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째려봐주기도 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던져 집 앞을 나뒹구는 빈 캔을 치워주는 것도 여자였다. 여자가 곁에 있으면 나는 안심할 수 있었다. 여자는 내 옆에 앉아 자주 말을 걸어주었다.
“또또야, 이건 우유 맛이 나는 쿠키야. 이건 오리고기를 말린 거고. 이건 언니가 직접 말린 고구마야. 우리 또또 고구마 좋아하지?”
‘응, 나는 당신이 주는 거면 다 좋아요.’
“또또야, 모르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집 안으로 들어가서 숨으면 돼. 누가 또또를 괴롭히면 큰 소리로 짖으면 돼. 그러면 언니랑 아저씨가 또또를 지켜줄 거야. 알았지?”
‘나도 당신을 지켜주고 싶어요. 내 앞발이 너무 작아서 별로 의지가 되지 않으려나?’
여자는 나를 위해 간식을 주면서 온갖 손짓 발짓을 써가며 말을 이어 나갔고, 나는 여자의 말을 감각적으로 이해했다. 여자의 목소리는 이른 아침 나무에 앉아 가장 먼저 지저귀는 참새 같기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의 속삭임 같기도 했다. 기분 좋은 울림이었다. 여자의 말을 들을 때면 나는 귀를 쫑긋거렸다.
여자는 개를 키워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 나를 데려가 주면 안 될까요? 간절히 바라봤지만 여자가 내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다. 그냥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긁어줄 뿐이었다. 욕심은 내지 않기로 했다, 그냥 여자가 이렇게 나를 찾아와서 예뻐해 준다면 불만이 없다.
*사진출처 : 뉴스 1 "짧은 목줄에 묶인 시골 개들을 1미터의 삶에서 해방시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