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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Nov 07. 2017

[반려동물] 뿌꾸의 최근 일상

귀염둥이 시골개 뿌꾸의 근황을 공유합니다

뿌꾸는 어느덧 14개월. 개춘기 시절이 지나고 얄망스러움이 점점 늘어가는 나날들 속에서, 혼자 보기 아까웠던 (주인 입장에서) 너무나도 귀여운 뿌꾸 모먼트를 공유한다.


뿌꾸, 반려동물 잡지에 등장하다!

애기때의 뿌꾸꾸 이 땐 정말 작았는데

브런치에 써놓았던 뿌꾸 성장일기를 보고 반려동물 잡지사에서 연락이 왔다. 10월에 시골개주제로 잡지에 들어가는 영역이 있는데, 거기에 우리 뿌꾸 이야기를 싣고 싶다는 요청. '우리 애' 자랑이 너무도 고팠던 나는 얼씨구나 원고를 수정해서, 선별된 뿌꾸 사진 (한 50장쯤?)을 함께 보냈다. 그 결과 10월호 잡지에 우리 뿌꾸 이야기가 당당하게 실렸다는 말씀! 팔불출 처럼 엄마아빠와 지인들에게도 신나게 자랑을 했다. 아이고, 마을 사람들 우리 뿌꾸 이렇게 이쁜 것 보세요! 하고.

뿌꾸의 어린이 시절 저 맑은 눈망울
이제 슬슬 어른개
안 놀아주면 째려본다 찌릿
뿌꾸가 좋아하는 데크
나도 집 안에 들어갈래!
방충망 좀 열어 보시개

너무나도 귀여운 막내 뿌꾸 이야기가 출판된 걸 보니 마음이 뿌듯. 팔불출이라고 하면 어떠랴, (15키로 넘게 나가지만) 내 눈에는 언제나 우쭈쭈 귀여운 애기인 걸.

이러고 잔다 아이쿠


날 두고 여행을 가? 두고보자

10월 초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베이징에 교환학생 가 있는 동생을 방문할 겸, 베이징으로 가족여행을 갔다.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뿌꾸를 데리고 갈 수가 없어서(항공 규정 상 5키로가 넘는 반려동물은 시각안내견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케이지에 넣어 화물칸에 태워야 함) 마을 부녀회 아주머니께 뿌꾸를 부탁드렸고, 친절한 시골인심을 보여주듯 아주머니는 아침 저녁으로 뿌꾸 밥도 챙겨주시고 보살펴 주셨다. 돌이켜보면, 뿌꾸가 혼자 남겨지고 나서 얌전히 착하게 행동할 수 있는 기간은 딱 3일까지 였던 것 같다.

석양과 늠름한 뿌꾸

밤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뿌꾸는 늘 그렇듯 아빠 차소리에 반갑다고 꼬리를 치며 난리를 부렸다. 근데, 어라, 목줄이 저렇게 까지 길게 나오던가? 하며 마당에 들어섰는데.아니나 다를까. 뿌꾸가 목끈을 매놓은 말뚝을 뽑아서 마당을 아주 자유롭게(?) 뛰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당 텃밭에 채소를 심고 농약도 쳐놓은 터라, 순간 내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 야, 뿌꾸야!!! 하면서 급히 뿌꾸를 안고 상태를 보니, 다행히 못 먹을 걸 먹은 건 아닌 것 같은데. 그제서야 나머지 마당도 둘러보니, 아뿔사, 아빠가 제일 아끼시는, 심은지 얼마 안된 나무를 아작을 내놨다. 아빠는 이미 망연자실.

마당에 구덩이를 파놓은 뿌꾸꾸
아무래도 일부러 파놓은 것 같은 눈치다

나 빼고 여행갔다왔잖아! 그래서 조금만 말썽부렸어! 라고 외치는 듯한 뿌꾸의 얼굴을 보니, 에휴, 우리 가족이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 늦은 시간이라, 우리 가족은 엉망이된 마당을 수습한 후, 뿌꾸를 조금 달래주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신, 오래 집을 비우지 않으리 다짐하면서.

뿌꾸가 마당에 이것저것 꺼내놓으셨다
왜 네가 어질러 놓고 성질을 부리는 거니!!


마당을 상속받은 뿌꾸

묶여있는게 답답했을 뿌꾸
이뻐해주니 좋단다

뿌꾸는 보통 목줄에 묶여있다. 전에 풀어서 키워본 적이 있지만 자꾸 농약같은 위험한 걸 먹으려 들고 잔디를 파놓아서, 우리 가족이 마당에 있을 때만 풀어주고 있다. 잔디 마당을 좋아하는 뿌꾸는 주말이면 신나게 마당을 뛰어다니는 게 일상이 되었다. 산책도 자주 시키는데, 아직도 겁이 많아서 산책을 할때는 그렇게 멀리 가지도 않고, 다른 개를 보고 인사를 하지도 못한다. 진돗개는 똑똑하다는데, 우리 뿌꾸는 집 나가면 우리 집을 못찾아 올 것만 같은 그런 느낌. 그리고 너무 곱게 커서.. 문도 사람이 손으로 열어줘야 나간다. (문만 열어놓으면 뭐해 문열어주지 않고?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봄)

달려라 뿌꾸!!
아예 드러누웠다
호기심 가득 귀 쫑긋

사료도 조금 눅눅해지면 먹지를 않고, 사료보다는 간식이랑 우유를 좋아해서 제일 만만한 내가 지나가면 빨리 간식 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우유를 참 좋아한다
찹찹 그릇까지 먹을 기세

그래도 나름대로 집을 지키고픈 마음이 있는 지, 우리 마당에 고양이가 들어오거나, 집 주변에 낯선 차나 사람이 있으면 소리를 지르거나 경계한다. 그 모습은 또 어찌나 기특한 지. 뿌꾸 나름대로는 우리 가족으로서의 역할을 열심히 할려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니 언니로서 정말 뿌듯했다.

내 땅이개?
문 점 열어 주시개
흐에엑?!!

이토록 귀엽고 성실한(?) 뿌꾸가 많은 시간을 목줄에 묶여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아빠가 뿌꾸 집을 빙 둘러서 펜스를 쳐주시기로 했다. 그 펜스 안 땅은 오롯이 우리 뿌꾸의 영역! 좀 덜 답답해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빠가 공사를 시작하셨는데, 힘 센 뿌꾸가 펜스도 부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그런데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생각보다 얌전하게, 마치 자기가 호랑이라도 되는 양 마당을 위풍당당 느릿하게 거닌다고 한다. 자꾸 두발로 걸으려고 해서, 그 꼴이 웃기기도 귀엽기도 한데, 다음에 집에 내려가면 손잡고 산책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대체 뭐하는건지 모르겠는, 귀여운 뿌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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