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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에 필요한 시간이란

일상 혹은 잡담 3

by Cocamaria


나는 타고난 집순이다. 코로나를 거치며 일상에 거의 변화가 느껴지질 않는 걸 확인하고 그 확신은 더욱 굳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외출도 모처럼 큰 마음먹고 나가기에 이것저것 준비하는 시간이 긴 편(?)인데,


1. 혼자 동네 가까운 곳 외출 시,

아침 혹은 저녁 늦게 샤워했다면 청결도는 적당히 타협한다(?) 주로 어제 입은 옷을 다시 입는다. 나가기 전 해야 할 일이 있는지 잠시 고민해 보고 이후 나갈 때 챙길 물건들 점검. 대체로 15분~30분 사이.


2. 좀 더 반경 넓은 장소로 외출 시,

청결도(?)가 높아진다. 머리 고데기, 복장 등을 조금 더 신경 쓴다. (그래봤자 그 옷이 그 옷이긴 함) 남의 눈을 좀 더 배려하기 위한 시간이 15분 정도 늘어남. 30분 이상 걸림.


3. 오랜만에 지인 혹은 모임 참석 시,

청결도 맥시멈. 옷방을 한번 뒤집어 논다. 나는 옷이 부족한 거 아닐까, 올해 내게 필요한 옷이 과연 무엇일까, 옷을 뒤지며 한해 패션에 관해 진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그중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조합을 찾기 위해 순간 집중력을 발휘한다. 화장하며 점검하는 시간 최소 15분, 머리 고데기 시간 최소 20분. 준비시간 1~2시간 반 사이.


그래서 즐겁기도 하지만 나에게 외출은 늘 비상신호 알림이 머리 위로 뜨는 느낌이다. 마치 어릴 적 티비서 보던 만화영웅들이 외계인 공습에 만반의 태세를 갖출 준비를 하듯이.


비상! 비상! 준비태세 들어간다! 얼굴점검, 복장점검, 필요한 도구는 모두 챙겼는가? 자! 그럼 문밖으로 출발~!


언제쯤 이 준비기간은 더 줄어들 수 있을까.


매일매일을 더 효율적으로 외출할 고민을 하며 척척척, 나는 오늘도 변함없이 문 밖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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