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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나이를 묻지 않는다

내 나이가 어때서

by 부자꿈쟁이

온전한 백수가 되고 나서 남편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회사 규모가 작아서 퇴사한 여직원 대신 신입직원을 뽑지 않고, 그 업무를 내가 대신하기로 한 것이다. 남편이 사장님이다 보니 불편하지만 약간의 장점도 있었다.


이른 업무를 끝내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일기처럼 써서 나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려던 마음과는 달리 블로그 세상은 생각보다 크고 넓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동그란 세상만 보고 살았던 내게 우물밖의 하늘은 크고 넓었고, 화려해 보였다.


글을 잘 쓰는 분들도 너무나 많았고, 탁월한 재능을 가지신 분들도 엄청 많아 대중가요 제목처럼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들처럼 느껴졌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 사무실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 같은 나의 일상을 적어나가던 중 블로그 이웃의 글을 통해 큐리어스라는 중장년 배움 놀이터를 알게 되었다.


내가 예전 사용하던 나의 닉네임은 호기심 여사였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실천해 보는 것이 나의 급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듯 배움터에서의 나의 열정은 뜨거운 화살 그 자체였다. 궁금하면 일단 도전하였다. 내가 전혀 모르던 것을 하나씩 알게 되는 기쁨은 나의 퇴근도 잊게 만들었다.


"아니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런 거 배워서 뭐 하려고 해?"

"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궁금하면 배우는 거지~."

" 아니 스트레스받으면 안 되는 사람이 짜증을 내면서 배우니까 문제지."


아날로그형 인간인 내가 요즘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AI 활용법에 도전했으나 열정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어렵고 큰 장벽이 느껴졌다. 길치에, 컴치수준인 내가 배우고 따라가기엔 나의 속도가 너무 느렸다.


배움엔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라면 큰소리치던 내게 브레이크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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