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당신에겐 진정한 목표가 있나요? -ep.4
지난겨울, '인생 목표'를 찾기 위한 질문들을 뽑아 가이드북을 만든 후 모임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확고한 인생목표를 정한 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좋은 시간을 만드시려는 분, 가이드 북이 뭘까 궁금하신 분, 그런 모임을 진행하는 제가 궁금하신 분 등. 참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 주셨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았던 것은 '인생 목표'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으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다양한 분들을 만나 가이드북에 있는 질문들에 하나씩 답하며 구체적으로 써보고, 그 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답이 워낙 제각각이었기에 신기하게도 하나하나씩 다 생각이 나지만 딱 한 분, 특이한 분이 계셨습니다.
"한 번도 이런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요"라면서 쑥스러워하셨던 그분은 '돈'을 인생의 목표로 쓰셨습니다. '살면서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가지면 좋겠다'는 목표를 쓰시는 분들이 없으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삶에서 돈은 중요한 한 가지 요소이기에 반드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함께하셨던 분들이 '꿈꾸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이 정도 금액은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식의 답을 하셨지만, 그분은 아니었습니다.
"10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짜고짜 돈의 액수를 밝히시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당황스러웠습니다. 구체적이었지만 영혼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 정도 금액이 있으시면 뭘 하고 싶으신가요?"
예상대로 그분은 그 액수에 별다른 의미가 없으셨습니다.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답니다. 집을 살 것이다, 차를 살 것이다, 투자를 할 것이다, 여행을 다닐 것이다와 같은 구체적인 목적이 없었습니다. 돈이 많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돈이 많이 있으면 왜 좋은지 생각해 보신 적이 없었던 겁니다.
더 많은 질문과 대화를 나누며 그분께 좀 더 적합한 목표를 찾아드리고 싶었지만, 저의 경험치가 부족한 탓에 얼렁뚱땅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생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시간관리를 위한 팁들을 알려드렸습니다. 생각이 많은 것이 힘들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루 종일 게임을 붙들고 산다는 그분을 위해, 차라리 게임보다 글을 써보시는 건 어떻겠냐는 조언과 함께 말이에요.
제가 진행했던 그 모임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두 시간 정도 가이드북을 쓰는 시간을 가진 후, 일주일간 온라인으로 체크도 진행해 드립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새롭게 새운 목표와 계획들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그렇게 일주일간의 실천인증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 전 새벽부터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하루에 두 시간씩 글을 쓰겠다던 그분은 하루 만에 잠적하셨습니다. 물론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시겠다기에 극구 말렸지만 고집이 있는 분이셨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고집보다 의지는 좀 약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그 분과의 연락은 끝이 났습니다.
반년이 지난 지금, 그분은 10억을 위해 열심히 살고 계실까요?
죄송하지만 감히 예상해 본 건데, 그렇지 않을 겁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열심히 10억을 모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하셨으니까요.
억만장자의 꿈을 이루신 분들의 책과 강연을 보다 보면, 늘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돈은 목표가 될 수 없다"라고 말입니다. 돈은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 절대 목표가 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봅니다.
'1억을 모아야겠어!'라는 목표를 가진 후 몇 년 동안 노력해서 진짜 1억을 모으신 분 중, "생각보다 별 감흥이 없었다"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물론 1억이 있으면 정말 좋을 테고, 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도 사고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과 열심히 살았다는 뿌듯함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돈은 그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1억을 모아서 작은 상가를 사고, 또 다른 수익을 만드는데 이용해야겠다. 그리고 그 수익이 어느 정도 모이면 1년은 세계 여행을 하면서 자유로움을 느껴볼래'처럼, 목표와 목적이 모두 뚜렷하게 있었다면 성취감이 몇 배로 불어났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 없이 배움의 기회, 경험의 기회, 자유와 시간, 사람들과의 만남을 모두 포기한 채 맹목적인 돈 모으기는 목표달성 후 허탈감을 불러왔을지 모릅니다. 그 때문에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엄청난 부자들이 하루아침에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는 거라 생각해 봅니다.
앞서 이야기드렸듯, 많이 배우신 분들은 목표가 '동사형'이어야 한다고 입모야 이야기하십니다. 돈의 액수를 목표로 적기 이전에 왜 그만큼의 돈을 갖고 싶어 하는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건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말입니다. 구체적인 돈의 액수를 정하기 이전에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런 후 정말 설레는 일이 생겼다면, 그 일을 상상하며 원동력으로 활용해보세요. 당신이 원하는 금액을 모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멈추지 않는 엔진처럼, 당신이 행동하도록 도와줄 겁니다. 돈을 목표로 설정하기 이전에 '목적'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