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과 유리병

기억에 기억을 담아보자

by 생강



오랜만에 꽃다발을 받았다. 축하의 의미였는데, 오랜만에 받아서인지 다만 꽃이어서 그런지 당이 올라가는 것처럼 기분이 행복을 향해 쭉 올라갔다.


고마워.


자주 말했다. 자주 말할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꽃 선물은 사랑과 다정함과 그날의 날씨와 선물한 이의 기분이 모두 담긴 선물 같다. 받자마자 그날이 어딘가에 각인되는 것처럼 진하게 남는 기분이다.


시간이 지나고 꽃이 하나 둘 말라갈 때, 조금씩 주워 유리병에 넣었다. 그 병도 이 친구가 준 것인데. 10년 동안 간직하고 있다가 10년 후의 선물을 보관하다니. 기억으로 기억을 품다니. 핀셋으로 꽃을 소중하게 집으며 생각했다.


어떤 기억은 다른 기억과 결합하여 최고의 행복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어릴 적 유리병에 담긴 젤리와 겉면에 붙은 스티커를 보며 귀엽다, 맛있다, 하던 시절을 통과해 꽃을 선물하는 시절에 도달했다. 시간을 묶어 둔 것처럼 유리병 속에 10년 치 기억을 모조리 담았다.


마른 꽃에서 기억의 향기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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