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발걸음은 사랑으로 가득해서
산책의 묘미는 동네 강아지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 그날도 어김없이 강아지들을 만났는데 하얀 털을 가진 작은 강아지가 열심히 발을 구르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아주 신나 보였고 견주의 발걸음도 가벼웠고 즐거움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명랑하게 뛰는 강아지를 보며 입을 꾹 누르고 실실 웃었다.
열심히 달리다가도 견주를 올려다보며 발걸음의 속도를 줄이는 강아지. 저 작은 동물이 타인과 사는 법을 온몸으로 알려주고 있다. 나의 벅찬 걸음을 감당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발걸음도 신경 쓰는 것. 그렇게 둘이고 셋이고 속도를 맞춰 시선은 서로에게 두고 걷는 것. 작은 강아지는 함께 사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건 사랑하는 법이었다.
바람에 털이 날리며 몸과 얼굴의 윤곽이 살며시 드러나는데도 산책이 즐거워서 사람을 올려다보고 마치 웃는 얼굴로 직진하던 강아지.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강아지와 경주가 사라지는 것을 보다가 문득 홀로 걷는 것이 어색해서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저 강아지처럼 누군가와 발걸음을 잘 맞추고 있나.
내 속도에 지쳐 떠나간 사람이 분명 있을 텐데. 그건 사랑이 아니었겠지.
산책은 끝이 났고 강아지의 웃는 얼굴이 아른거려서 하늘을 몇 번 보다가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