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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Jul 23. 2023

마라톤 서브 3 무서운 성취를 꿈꾸다

마라톤 서브 3 훈련

달리기를 한 지 3년이다. 처음 1년 차에 50km 트레일러닝 대회에 나가서 등수로 상위 10%에 들었다.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며 시작한 달리기인데 첫 대회부터 상위 10%라니? 그때 나는 달리기에 숨은 재능을 발견한 줄 알았다. 대회 이후 두서너 달 더 열심히 뛰었다. 한 주에 7~80km씩 달렸다. 생활의 중심에는 달리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심각한 체력 저하를 겪었다. 거의 1년간은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체력저하의 원인은 빈혈이었다. 간헐적 단식과 달리기를 병행한 것이 빈혈에 원인이었다. 올해 병원을 다니면서 빈혈은 회복되었다. 빈혈 회복으로 몸이 좋아지자 달리는 거리를 급격히 늘렸다. 이번엔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다. 거의 두 달간 재활운동을 했다. 다시 조심스럽게 달리기를 해보려고 한다.


2시간 59분과 3시간의 차이

서브 3는 마라톤을 3시간 미만의 시간에 완주하는 것을 말한다. 체육을 생계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 마라톤을 3시간 이내에 달린다는 것은 굉장한 성취이다. 동아마라톤(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회)은 약 3만 2천 명이 참가하였고, 그 중 560여 명이 서브 3을 달성하였다. 즉 서브 3을 하면 상위 2%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억지스러운 비교일지 모르지만 대학 입시로 치면 소위 명문대에 들어간 것과 비슷한 정도의 성취이다.

    내가 활동하는 달리기 동호회에는 열정 넘치는 러너들이 많지만 공식 서브 3 주자는 1명뿐이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조금만 훈련하면 서브 3를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3년 차에 접어든 나는 서브 3 달성은 '인생에 한 번은 해봤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성취임을 실감한다.

    객관적으로 말해서, 마라톤 서브 3는 임의의 숫자이다. 마라톤을 2시간 59분 59초에 통과한 선수와 3시간 0분 0초에 통과한 선수에 차이는 미미하다. 그러나 열정적인 러너들은 서브 3 즉, 마라톤 기록의 앞 숫자가 3에서 2로 바뀌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해보지 않으면 자기 한계를 모른다.

러너들은 각자 자기 나름의 이유로 마라톤 서브 3를 목표로 한다. 서브 3를 달성하려면 육체적 단련, 정신력 강화, 정교한 훈련 계획이 필요하다. 꾸준히 달리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 노력이 필요하다. 서브 3는 짜릿한 경험에 틀림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서브 3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기 발견'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내가 달리기로 얻는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첫번째 이익 '자기 절제'이다. 기분이 좋던 나쁜던, 몸이 가볍던 무겁던, 눈이 오던 비가 오던 무조건 달리기를 하려고 애쓴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언제나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다. 나 자신에 대한 통제감을 느낀다.

    서브 3을 달성한 사람들은 결단력, 헌신, 끈기를 발휘했다. 자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본 사람들이다.

현재 내 상태로 서브 3는 너무 큰 욕심이라 공개적으로 말하기 민망하다. 서브 3에 도전한 사람들에 대해 찾아보니 흔히 5년 정도는 열심히 달린 것으로 보인다. 러너들 중 상위 2%만 성취할 수 있다는 서브 3를 할 수 있을지 아는 방법은 한가지이다. 해보는 거다. 부딪혀봐야 한다.


서브 3를 위한 원칙 세가지

서브 3 주자가 된다는 목표는 무서운 집중력을 요구한다. 치밀하게 잘 짜인 훈련 계획이 필요하다. 그저 열심히 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마라톤 3시간의 벽을 넘기로 결심하였다면 무작정 러닝화를 신기 전에 다음 요인들을 먼저 고려해 보자.

    1. 먼저 짧은 거리에 벽을 깨라.

마라토너들 사이에 일반적인 규칙이 있다. 마라톤 서브 3의 기록을 내려면 10km는 39분 이하에 달릴 수 있어야 하고, 하프 마라톤은 1시간 26분 이내에 달릴 수 있어야 한다.

    2. 다양한 훈련을, 마일리지는 기본

마라톤 대회에서 초반에 빠르게 뛰다가 후반부에 지쳐서 겨우 완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라톤을 달리기 위해서는 지구력과 속도 두가지 다 훈련해야 한다. 무조건 빠르게 달리는 훈련은 부상위험이 높다. 강약을 조절하며 장거리 훈련과 속도 훈련을 적절히 혼합해야한다.

    마라톤 서브 3는 10km, 하프, 속도 훈련(인터벌), 장거리 훈련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 대개 마라톤 훈련은 주 1회의 속도 훈련(인터벌)과 5회의 중 장거리 훈련으로 구성된다. 속도 훈련과 지구력 훈련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

    스트라바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런던 마라톤에서 서브 3를 달성한 주자는 12주 간  평균 70km를 달렸다. 보통 대회 3주 전이 훈련의 최대치이며, 이 때는 평균 85km를 달렸다. 어떤 훈련 계획을 따르던 천천히 많이 달려서 마일리지를 채우는 것은 필수이다.

     3. 나이는 문제가 안된다.

당신이 40대에 달리기를 시작했다면 아마도 마라톤 서브 3의 벽을 깨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40대는 물론 50대에 러닝을 시작해서 서브 3을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네덜란드인인 Jo Schoonbroodt는 22년 벨기에 마라톤에서 70대 마라톤 기록을 세웠다. 71살에 2:54:19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이었다. 그는 36살에 의사가 혈중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다는 진단을 받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극단을 향해 달리는 경영지도사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un_suffer_dis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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