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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안 Jul 17. 2022

체력이 필요하다.

 갑자기 잠이 늘었다. 지난 한 달간 하루에 8시간은 기본으로 자고 어떤 날은 12시간까지 잤다. 정상이 아니다. 남들보다 잠이 많다는 걸 군대에서 알았다. 군대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같은 시간을 잤지만 늘 피곤 했고 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도 잠자는 게 불규칙했다. 잠을 푹 자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잠에 총량이 늘기는 했지만 저녁에 잠들고 아침에 잠이 깨는 규칙적인 생활은 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11월, 12월, 그리고 올해 1월까지 3달 동안은 하루 3시간 이상씩 운동했다. 달리기를 한 시간하고 근력 운동을 하고 스트레칭까지 하고 나면 3시간이 걸렸다. 그러다가 2월에 아팠다. 일주일간 알아 누웠다. 3월에 다시 운동을 하면서 몸이 회복하는가 싶더니 계속 피로하고 전처럼 달리기를 할 수 없었다. 1월까지는 한번 뛰러 나가면 10km는 어렵지 않게 달렸고 주말에는 20km도 달렸다. 일주일에 평균 60km를 달렸다. 점점 달리기가 힘들어지더니 5월이 되자 한 번에 5km 달리는 것도 힘들어졌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5km를 24분에 돌파하며 달리기 꿈나무란 말을 들었다. 1년만 연습하면 달리기 고수가 될 줄 았았다. 그러나 지금은 달릴 수 없다.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었다. 총 운동량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데 잠은 크게 늘었다. 그렇게 자고 싶던 잠이었지만 막상 잠이 늘어나자 몸에 질병이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목 디스크가 왔다. 엎드려 누워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잤는데 목이 아팠다. 새벽에 일어났기 때문에 트랙에 나가서 뛰었다. 5km를 간신히 달리고 철봉에서 턱걸이를 몇 개 했다. 몸이 완전히 방전된 느낌이었다. 그날 하루 종일 피곤하더니 밤에 목이 아파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음 날 일어나니 목을 뒤로 젖힐 수 없을 정도로 아프고 두통이 있고 하루 종일 저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다. 목 디스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년에 한 번 정도 잠을 잘 못자고나면 목이 아팠고 보통 일주일 쉬면 괜찮아졌었다. 오늘이 아프기 시작한 지 5일 째인데 아직도 통증이 있다. 운동을 하고 싶다. 이 글을 쓰고 해가 지면 시험 삼아 천천히 달려 볼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이유 없이 급격히 체력이 나빠지고 잠은 많아졌고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40년 동안 쓴 몸이니까 자연스럽게 쇠퇴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이 80살이다. 나는 평균 수명에 절반을 넘겼으니 꺾였다고 볼 수 있다. 몸은 20대가 지나면 성장을 멈추고 노화가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신경은 죽으면 회복되지 않는다. 눈에 시신경은 차츰 죽고 회복이 안되기 때문에 노안은 노화에 잣대가 된다. 노안이 올 날도 멀지 않았다는걸 안다. 이제 무언가를 해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 뉴스를 보니 인공위성에 망원경을 쏘아올려 130억 년 전에 빛을 보낸 별을 찾을 정도로 인류의 지식은 늘었다. 그럼에도 의료 기술은 별 발전이 없는 듯하다.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젊었을 때는 내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이제는 나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늦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방황을 끝내고 싶다. 하고 싶은 일들이 전보다 더 많아졌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나만에 삶을 살아보고 싶다. 

 문제는 체력이다.  물리적으로 약해져 가는 시점이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날이 오는 것을 상상하는것이 이제 어렵지 않다. 체력의 저하는 운동으로 늦출 수 있다. 10 월에는 울트라마라톤 대회 참가를 할 예정이다. 우선은 목 디스크를 회복하고 체력 수준을 높여야 한다. 달리기를 하고 덤벨을 들고 스쿼트를 하고 푸쉬업을 하자. 달릴 수 없다면 걷기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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