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안 Dec 13. 2021

겨울 달리기의 불편함

달려 볼까?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어제저녁 8시부터 잤다. 며칠 만에 잠을 잘 잤다. 누워있다가 일어나기로 결단을 내렸다. 푸시업을 100개 하고 플랭크를 2분 했다. 어제도 쉬었기 때문에 오늘은 뛰어야만 한다. 요즘은 아침에 밖에 나가기 싫다. 기온을 확인해보니 영하 1도이다. 너무 빨리 겨울이 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며 잠깐 책을 읽었다. 한 시간 정도면 소화가 된다. 6시 반쯤 뛰러 나갔다. 동이 트지 않아 날이 어둡다. 사람들이 없는 도로로 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달리기는 처음 20분이 가장 힘들다. 12월인 지금, 7시쯤에 날이 밝아진다. 나도 모르게 콧물이 질질 흐르기 시작한다. 장갑 낀 손으로 콧물을 닦았다. 맑은 콧물이기 때문에 더럽지 않다.

요즘에는 타이즈를 입고 위에는 반팔, 긴팔, 얇은 바람막이까지 3겹을 입고 뛴다. 이렇게 입고 1시간 정도 뛰면 몸통에서는 땀이 나고 코에서는 콧물이 난다. 손가락은 장갑을 끼어도 시리다. 장갑이 두 켤레밖에 없다. 더 사야겠다. 콧물 묻은 장갑은 다시 쓰기 찝찝하다. 


달리기 좋은 날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리기에 가장 적당한 기온은 7도라고 한다. 유튜브 러닝 채널에서는 9~15도라고 하며 그 이상이나 이하에서는 기록이 떨어진다고 한다. 나는 마른 체형이지만 땀을 많이 흘리고 더운 건 질색이다. 10도 이하가 뛰기 편하다. 5도 이상이면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 가방을 늘 메고 뛰기 때문에 달리기가 끝난 후 입을 겉옷을 하나 더 챙긴다.  

주요 마라톤 대회는 봄과 가을에 열린다.  보스턴 마라톤, 뉴욕 마라톤, 시카고 마라톤은 9~10월에 열린다. 동아 마라톤과 도쿄 마라톤은 3월에 열린다. 기온이 10도 내외인 때이다.

 달리기 좋은 가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겨울은 해도 짧고, 길도 미끄럽고, 바람도 더 많이 분다. 


달리기는 편함을 위한것이 아니다.

북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한 겨울에 얼음물 수영을 한다. 러시아 사람, 핀란드 사람, 몽골 사람들은 영하 20도의 날씨에 얼음을 깨고 들어갔다 나오는 걸 한다. 각자 자기들 전통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면역력이 더 좋아진다. 유튜브에서 보니 60대인 푸틴 대통령도 한겨울에 얼음물에 들어갔다 나온다. 보기만 해도 고통스럽다.

추위 때문에 달리려면 매일 아침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사실 달리기 초보에게 달리기는 계절에 상관없이 힘들다. 애초에 달리는 것 자체가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방 안에 가만히 앉아서 카톡 보고 유튜브 보고 맥주를 마시면 편안하다. 물론 몸이 편안할수록 핏속에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당은 올라간다. 영하의 날씨에 밖에 나가 콧물 흘리며 뛰고 오면 살아있음을 느낀다. 왜 어떤 사람들은 한겨울에 얼음물에 들어가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네가 달리기를 한다고? 네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