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다는 것

by 이주희

봄의 따스함과 꽃도

여름날의 뜨거운 햇살도

가을의 찬란한 단풍도 모두 사라질 때가 되었다. 바야흐로 12월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다른 사람 결혼식은 가지 않아도 장례식은 꼭 가본다고 했다. 죽음의 무거움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몸이 아파 고통스러운 건 싫지만

죽음이라는 건 어찌 보면 겨울이 오듯 자연스러운 맞닥뜨림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났으니 죽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살아있으면 겪어야 하는 많은 고통을 드디어 모두 놓게 된 데에 대한 안도감이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나는

찬바람을 맞으며 내년을 그려본다, 기약한다.

좀 더 나아지기를 희망한다.

언젠가 정말 마지막 숨을 푹 내쉬며 편해지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