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꼭 오셔야 합니다.”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냥, 오늘 꼭 와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도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병원에 가려는데 남편이 꼭 같이 가자고 했다.
조퇴한 김에 남편이랑 데이트하면 좋겠다 싶었다.
밥 먹고 쇼핑도 하자고 하면서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실을 들어서자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암 입니다.”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네??”
“유방암 입니다.”
재차 확인시켜 주셨다.
의사 선생님 입은 계속 움직였지만, 그 말들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드라마 여주인공이 암 진단받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이 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지고 있었지만, 현실 같지 않았다.
믿을 수 없었다.
진료실을 나오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간호사님은 암 조직 슬라이드와 각종 서류를 챙겨주시며, 남편에게 말했다.
"환자분은 경황이 없으실 테니, 보호자 분께서 잘 들어주세요."
나는 환자로 분류되었다.
간호사님은 조용히 휴지를 건넸다.
안내데스크에 있는 모든 간호사님들이 일어나,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루라도 빨리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그저 꿈이길 바랐다.
잠에서 얼른 깨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