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조직검사를 하다

다섯 번의 총성

by 세이지

어느 날, 남편이 내 가슴을 만지다가 말했다.

“여보, 여기 멍울 있는데?”

생리 전이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손으로 만져볼 생각도 안 했다.



2주쯤 지났을까, 남편이 다시 말했다.

“여기 멍울 있는데, 생리했어?”

그 말에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왔다.

생리는 하지 않았고, 멍울은 그대로였다.



그제야 손을 갖다 댔다.

작고 단단한 혹이 만져졌다.

샤워할 때도 몰랐던, 내 몸속 숨겨진 혹 하나가 있었다.



바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초음파는 한 달 뒤에나 가능하다는 말에 걱정이 밀려왔다.

이렇게까지 예약이 어려울 줄은 몰랐다.


며칠 뒤 새벽, 갑자기 가슴 통증에 깨어났다.

타이레놀을 먹고 겨우 잠들 수 있었다.

통증이 있으면 양성 혹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불안하던 마음에 잠깐 안도감이 스쳤다.



그날 오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초음파 받으러 오실 수 있으세요?”

통증으로 잠 못 이룬 나는 망설임도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의사 선생님은 손으로 만져보고 말했다.

“양성 혹일 것일 것 같아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

하지만 초음파를 하던 중, 갑자기 조직검사를 진행하자고 하셨다.



‘탕, 탕, 탕, 탕, 탕.’



다섯 번의 총소리가 초음파실에 울렸다.

바늘에 찔린 아픔 보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블로그 세이지의 지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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