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에 최적화된 도시, Boston
- NY to Boston
금요일 새벽까지 파티를 끝내고 난 뒤, 토요일 오전호텔 Check-out을 한 뒤 Penn. Station으로 향했다. 내가 타는 기차는 Amtrak이라는 철도회사에서 운영하는 기차였는데, 해당 회사 기차를 이용하면 잦은 연창으로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단 말을 듣고 역 주변에서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종이박스에 들은 컵밥 스타일의) Panda express를 포장하고 기차에 올라탔다.
대도시중 가장 큰 뉴욕에서 약 5시간에 걸쳐 Massachusetts주의 Boston으로 향하는 길, 도시를 조금만 벗어났을 뿐인데 미국의 넓은 땅덩어리 때문인지 우리나라 시골에서도 못 볼 것만 같은 광활하고 아무것도 없는 시골 도시들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 Boston의 첫인상
미국 최고의 학교인 Harvard, MIT, Berkley 음대, Boston 대학교가 하나의 도시에 뭉쳐있는 그야말로 미국 지성인이 자라나는 핵심지인 보스턴. 보스턴에 도착하기 이전 나는 친구들로부터 해당도시에 대한 다양한 평을 들어 조금은 걱정이 되었었다. 누군가는 공부하기 너무 좋다고 말하는 한편, 노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로부터는 우리나라의 대전 포지션의 노잼도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이번 여행 중 보스턴을 가기로 한 것이 (마침 뉴욕에서 최고의 도파민을 맛보았기에 더욱) 잘한 선택인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Boston의 Downtown에 위치한 Back-bay 역에 내린 나는, 뉴욕과는 또 다른 모습, 맑은 공기, 깨끗한 하늘을 보고서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고, 택시를 타고 캠프릿지 지역으로 향하던 와중 도시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찰스강을 보고서는 마음이 새로운 기대감으로 가득해졌다.
- Boston이 특별한 점
앞으로 이어질 몇 가지 포스팅에서 내가 방문한 학교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풀어볼 예정이나, 며칠간 보스턴에 머물며 느낀 점이 정말 많았다. 그중 가장 큰 한 가지는, 보스턴에서의 생활은 한 사람이 어떠한 것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보스턴은 학교가 밀집되어 있다는 도시 특성상,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있다. 이 때문인지 미국의 시골이었다면 느꼈을 수도 있었던 Asian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든가, 개성 있는 사람을 위협적인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와 같은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심지어 미국의 밤거리는 정말 위험하다고 하는데, 보스턴의 늦은 밤 창밖을 바라보면 거의 새벽시간임에도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찰스강 주변을 조깅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나중에 전해 듣기로는 만약 캠퍼스 안에 거주한다면 위급상황시 도시의 경찰도 출동하겠지만, 학교의 자체 경찰이 있어 해당 단체가 학생/관련자들을 보호해준다고 한다. 사람이 어떤 한 가지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불안함이 제거된 환경에 놓여있어야 한다는데, 보스턴은 그런 점에서 정말 최적화된 곳이었다.
또한 보스턴만의 특징 중 하나는, (특히 캐임브릿지 지역에 한하여) 주변에 나를 해할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특히 건강에 대한 것을 의미하는데, 학교 캠퍼스 주변에 술과 담배를 판매하는 곳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물론 미국의 학교들의 근간을 살펴보면 유럽에서 건너온 종교 base의 정신을 기반으로 학교를 설립했었기에 그러한 종교들의 영향을 받아 술/담배를 판매하고 있지 않을 수야 있겠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편의점만 가더라도 쉽게 술/담배를 구할 수 있다는 것에 비해 이곳에서는 아직도 확실히 이를 멀리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또 다른 재밌는 점이라면, 신체적인 건강뿐만이 아닌 나의 정신을 해하는 광고판들 마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단점 중 하나는,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인지하고 못하고 있지만, 어디를 가도 정신없는 간판, 화려한 네온사인이 나의 동의 없이 우리의 정신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보스턴에서는 (다운타운에서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 가끔 복도 1층 벽면에 붙은 동아리/모음을 광고하는 프린트물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간판/현수막/홍보물을 장착한 자동차/네온사인을 볼 수 없었다.
- 내가 만약 Boston에서 살게 된다면
보스턴 캐임브릿지에 위치한 친구집에 5일간 머물며 든 생각은, 내가 만약 보스턴에서 생활할 기회가 찾아온다면 내가 원하는 목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고 나의 의지뿐만 아닌 도시가 나를 도와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Harvard/MIT에서 우수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것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친구의 집에는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방향의 큰 창문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한국의 용산에서 바라보면 한강과 강남의 축소판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열심히 살고 집에 들어와 그러한 한국 기준의 성공한 view를 매일 본다면, 너무나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나중에도 그러한 생활을 자연스레 누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간 보스턴에 머물며, 언젠가는 이곳에 와서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내 생각을 상상에서 멈추지 않고 현실화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