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젊음’ 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있는가?”
‘청춘, 젊음’ 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있는가?
시간을 되짚어보니 문득 떠오르는 곳이 ‘홍대’이다.
나의 청춘의 한 조각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미술 관련 서적이나 신문물을 발견하기 위해서, 그리고 액세서리 등을 사러 들르곤 했었다.
고교 때는 명동을 자주 가곤 했었다.
X-JAPAN의 짝퉁 앨범이나 일본만화 카피 책을 사기 위해서.
살 돈을 한 번에 마련할 수 없어서 몇 번이고 가서 구경만 하고 돌아왔었다.
그러다가 더 나이 먹어 대학생이 되고서는 홍대를 주로 들렸다.
미술 재료를 구경하거나 사기 위해서.
한창 청춘이라 할 수 있던 20대 중반에는 만화책을 사러 왔었다.
대형 만화 도매상이 홍대에 있었다.
(아직도 있으려나? 없어졌겠지. 만화 시장도 문화도 바뀌었으니.)
가장 기억에 남아 있는 장면은 2001년 무렵이다.
리더 격인 통기라는 여자의 주도로 몰려다니던 시절의 기억이 선명하다.
이루고 싶은 목표를 향한 갈망과 위기감에 휘청휘청.
구원 인양 뭉쳐 다니며 사람에 기댔었다.
경험의 다양화 풍부화를 위해 진창 술 마시고 일부러 홍대 공원에서 노숙했던 적도 있다.
도움이 될 거라며 공원에서 신문지를 뒤집어쓰고 누웠다.
잠깐 누워 있다가 포기하고 비디오방으로 후퇴를 했던 일이 있었다.
“노숙하다가 무슨 일 당하는 거 아냐?”
이성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모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다.
돈이 없어서 숙박소에는 갈 생각조차 못 했다.
참 돈이 없던 시절이었지!
청춘은 가난함과 직결되는 말이었다.
그런데 청춘이 지나도 한참이나 지난 지금은?
그때나 지금이나 덜 하지도 더하지도 않고 여전히 돈이 없네.
게다가 사람도 없다.
그때는 그래도 누군가가 곁에 있었다.
적인지 동료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붙어 다녔다.
붙어 다닌 시절에는 다른 마음 같은 거 품으며 사람 대할 줄도 몰랐다.
보이는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보면 희희덕 거릴 수 있었던 시절이다.
그게 청춘이라는 거겠지.
붙어 다니거나 만나는 횟수, 숫자로 치면 정말 요즘 내 주변엔 사람이 없다.
양으로 그 시절에 비하면 빈약하기 짝이 없어 비교할 수도 없다.
기준이 바뀐 지 오래다.
관계를 양에 두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 없고 돈 없어도 곤란한 건 없다. (...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돈이 없어 힘들고 불편한 건 사실이고, 부당한 취급과 감정을 겪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적당해서 적당히 편안한 생활을 영위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넉넉지 않은 청춘을 겪으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게 삶임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홍대의 시절은 지났어도 그때나 지금이나 갈망은 그대로이다.
이루고 싶은 것을 아직 가슴에 품고 있다.
푸르던 시절을 넘어 이렇게 나의 시간을 물들여왔다.
붉고 노랗게도 물들고 이미 빛 바라기도 한 시간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