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야 했던 나의 30살은 술과 약으로 칠해졌다.
밤이 되면 수면제에 기대어 잠이 들었고, 해가 뜨면 또 하루가 시작됐다는 두려움으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당시에는 커튼 사이 들어오는 빛이 그렇게 무서울 수 없었다.
방 3칸짜리 집안에서도 내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은 커튼이 쳐져 있는 그 방 한칸이 전부였다.
그리고 밤이 오면 약에 취해 덩실 거리던 빛들 사이에서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 몸의 시간도 멈춰 버렸다.
생리를 하지 않았다.
아니 생리를 안 한다는 자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문득 “아 멈춰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땐 마지막으로 체크했던 생리어플에서 이미 1년이 지나있었다.
창밖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지만, 나의 시간은 이 공간 속에서 멈춰 있었다.
내 나이에 다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을 테고 연애도 하고 있을 텐데.
그런데 나는 뭘 하고 있는 거지?
sns가 싫었다.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들이 싫었다.
핸드폰이란 매개체가 싫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뭘 하고 있는 건지 부끄럽고 한심스러웠다.
주위 사람들이 무어라 말을 해도 들리지 않았다.
누군가 발목의 무거운 닻을 달아 우물 안 속으로 던져 버린 것처럼 한없이 나를 더 밑으로 끌어 당겼다.
우울증이란 그렇게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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