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사잡 (알면 쓸데없는 사케 잡학)
니혼슈에 관심이 조금씩 생기다 보니 사케 정보 수집, 사케야에 직접 가서 사케 사 보기, 마셔보기, 수집하기 등 할 것들이 넘쳐난다. 사케 연구가는 아니지만 하나에 집중해서 좋아하는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시기이다. 지난번 포스팅에 작은 것도 괜찮아 라는 포스팅을 하면서 원컵(ワンカップ)에 대해서 급 관심이 생겨서 정보 공유 차원 및 기록용으로 남겨본다.
최근 들어 지자케 양조장이 젊은이들 타깃으로 원컵 형태의 니혼슈를 생산하는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원컵이라는 요물스러운 물건은 누가 만들고 시작했을까? 누구나 원조가 있듯이 원컵의 시초는 원컵 오제키ワンカップ大関(효고현)라고 1964년에 발매한 사케이다. 아마 아시는 분들도 있을거다. 편의점만 가도는 술코너에 놓일 정도로 대중적인 사케이다.
일명 컵술을 처음 만든 장본인인 것이다. 사이즈는 이치고빙(一合瓶180ml)으로 소주 반 병정도의 양이다.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사이즈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니혼슈로 일본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일본술 초보자나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매력이 가득한 사케이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라벨 디자인 이외에도 젊은이가 선호할만한 디자인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다.
혹시 컵술에 들어있는 술은 잇쇼빙(1.8l)에 있는 술과 다르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같은 술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걱정은 붙들어 메도 된다. 다만 같은 이름의 브랜드라도 내용물은 원컵 한정 브랜드로 만들어지거나, 계절 한정주를 위해 만든 원컵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원컵에서만 마실 수 있는 귀중한 맛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 원컵을 마시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소량씩 마시고 비교할 수 있는 점이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성비를 생각하면 원컵은 손해인데 그날그날 기분에 맞춰 다양한 사케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원컵이 갓성비!! 두 번째는 소량씩 많은 일본 술맛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술의 경험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사케를 마실 때는 미각에 눈금이 생긴다고 한다. 이를 [베로메타, velometer]라고 부르는데 자신의 취향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 어떤 걸 골라 마시면 좋을까? 원컵 종류가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시각적 느낌(디자인 마음에 드는)으로 선택해서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대도 300~500엔대라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이므로 이번에 못 마셨다면 다음에 찾아서 마시면 된다. 최근에는 귀여운 캐릭터 라벨도 나오기 때문에 요거 괜찮네라고 하면 주저 없이 픽!!
오래 두고 마셔도 될까? 원컵이라서 따면 한 번에 마실 정도의 양이므로 기분 좋게 원샷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니혼슈에는 보통 유통기한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일반적으로 제조년월이 표시되어 있다. 니혼슈 자체에 유통기한이 없긴 하지만 잇쇼빙(1.8l) 정도라면 3~6개월 안에 마시는 것을 추천하고 원컵은 당일 처리하는 걸로...
여하튼 갓성비인 원컵의 매력과 병수집을 위해 오늘도 달린다.
@일생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