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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자는 하늘
어제는 너무 졸려서
저녁을 거르고 자는데
스멀스멀 실바람 타고
맛있는 냄새가 솔솔.
도저히 잘 수가 없어
부엌으로 갔더니
낮에 놀던 꼬꼬 잡아서
냠냠 먹고 있네.
우리 불쌍한 꼬꼬,
눈물은 찔끔 나왔지만
꼬르륵 밥 달라 조르는
배부터 채워야겠다.
'아~ 배불러!'
천정에 닿을 듯
배꼽은 이미 고개를 들고
두 눈은 너무 무거워서
앞이 보이지 않아
스르르 힘이 풀리네.
해님이 눈 크게 뜨고
신 나게 뛰어노는데
파란 하늘 아래
커다란 흰 구름
아직도 쿨쿨 잠을 자네.
해님은 이미 덮고
하늘까지도 덮을 듯
어젯밤 배부르게 먹은
구름 가족은 한 이불안에서
나오지를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