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39장

세계교회시대: 새로운 천년의 도전과 소망

by 박루이


새로운 천년, 새로운 전쟁의 서막

세상이 이천이라는 숫자를 지나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며 과학의 발전과 세계의 평화를 노래하던 때, 주후 이천일 년 구월 십일일, 거대한 비행기가 뉴욕의 가장 높은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아 불과 연기 속에 무너져 내렸다. 이는 어떤 나라와의 전쟁이 아니라, ‘이슬람 근본주의’라 불리는 세력과의 새로운 영적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끔찍한 징조였다. 이로써 세상은 다시 한번 깊은 분열과 증오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옛 중심의 변화와 새 지도자들

오랜 세월 교회를 이끌며 공산주의의 붕괴를 지켜보았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주님 품으로 돌아가자, 주후 이천오 년에 독일 출신의 위대한 신학자 베네딕토 16세가 그의 뒤를 이었다. 그는 세속주의와 신앙의 상대주의에 맞서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굳건히 수호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가 연로하여 더 이상 베드로의 직무를 감당할 힘이 없음을 깨닫고, 주후 이천십삼 년에 스스로 교황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겸손을 보이니, 이는 수백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의 뒤를 이어, 아르헨티나 땅에서 온 프란치스코가 새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남반구에서 온 최초의 교황이요, 예수회 출신의 첫 교황이었다. 이는 교회의 중심이 이제 유럽을 떠나 남쪽의 가난한 땅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온 세상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프란치스코는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파괴되어 가는 피조 세계의 회복을 외치며, 이슬람 국가인 아라비아 반도까지 직접 찾아가 평화의 손을 내미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나뉜 집, 새로운 운동들

같은 시기, 개신교 세계에서는 새로운 분열의 아픔과 함께, 복음의 본질을 되찾으려는 뜨거운 움직임이 함께 일어났다. 오랜 역사를 지닌 성공회는 동성애를 허용하는 문제로 인해, 서구의 진보적인 교회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교회 사이에 깊은 골이 파여 사실상 분열 상태에 이르렀다. 이는 교회의 중심이 서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며 생긴 필연적인 진통이었다.

그러나 분열 속에서도 복음의 연합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주후 이천십 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는 전 세계 이백여 나라에서 온 사천 명이 넘는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모여 제3차 로잔 대회를 열었다. 그들은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며, 이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담은 '케이프타운 서약'을 발표하여 온 세상에 복음의 순수성을 전하고자 힘썼다. 또한 미국에서는 팀 켈러와 같은 목회자들이 세속화된 대도시의 중심부에서, 변증적인 설교와 지성적인 신앙을 통해 젊은이들을 다시 교회로 이끌려는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났다.


남쪽으로 타오르는 성령의 불길

이 시대의 가장 놀라운 일은, 성령의 불길이 남쪽을 향해 거세게 타오른 것이었다. 한때 기독교 세계의 심장이었던 유럽의 교회들은 텅 비어 가고,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후기 기독교 시대'의 쓸쓸한 황혼을 맞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각,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수억의 영혼이 주께로 돌아오는 놀라운 부흥이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정부의 통제와 박해 속에서도,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복음이 폭발적으로 전파되어 기독교인의 수가 공산당원의 수를 넘어섰다고 전해지니, 이는 실로 성령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또한 오순절 운동과 은사 운동의 불길은 남반구를 중심으로 더욱 거세게 타올라, 기사와 표적을 동반한 초대교회와 같은 뜨거운 신앙이 교회의 새로운 주류가 되어갔다. 이로써 기독교는 더 이상 서구 백인의 종교가 아니라, 온 세상 모든 민족과 언어의 종교임이 명백해졌다.


새로운 시대의 순교자들

그러나 교회가 성장하는 곳에는 언제나 박해의 피가 함께 흘렀다. 이십일 세기에 들어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로 고난 받고 죽임 당하는 순교자의 수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많아졌다. 특별히 기독교의 발상지였던 중동 땅에서, 이슬람국가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일어나 수많은 교회를 불사르고 성도들을 참수하며,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고대 기독교 공동체를 뿌리째 뽑아버리는 참극이 벌어졌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하람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공산주의와 힌두 민족주의 세력이 교회를 핍박하고 성도들의 피를 흘리게 하였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의 순교자들은 세상의 외면 속에서 오직 믿음으로 죽음의 잔을 마셨으니, 그들의 피는 하늘의 제단에 드려져 교회의 거룩한 씨앗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대륙과 지친 세상

이 시대에 사람들은 인터넷이라 불리는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를 이루었으니, 이는 마치 새로운 대륙이 나타난 것과 같았다. 교회는 이 디지털 대륙에서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애썼고, 특히 주후 이천이십 년에 온 세상을 덮친 코로나 전염병으로 성도들이 함께 모일 수 없게 되었을 때, 온라인을 통한 예배와 교제가 교회의 명맥을 잇는 중요한 방편이 되었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 지 이십여 년, 세상은 새로운 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이전보다 더욱 교묘해진 죄악으로 지쳐 있었다. 서구의 교회는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힘을 잃어가고, 남방의 교회는 폭발적인 부흥 속에서 가난과 박해라는 이중의 고난을 겪고 있었다.




[참고 문헌]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015):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표한 회칙으로, '우리의 공동의 집'인 지구 환경의 위기를 진단하고 모든 인류의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그의 행보를 이해하는 핵심 문서입니다.

로잔 운동(The Lausanne Movement), 『케이프타운 서약』(The Cape Town Commitment, 2010):제3차 로잔 대회에서 발표된 21세기 복음주의권의 신앙과 선교에 대한 선언문. 현대 사회의 도전에 대한 복음주의적 응답과 세계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사명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 『넥스트 크리스텐덤』(The Next Christendom: The Coming of Global Christianity): 21세기에 기독교의 중심이 유럽과 북미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남반구로 급격하게 이동했음을 선언하고, 미래 교회의 모습을 전망한 기념비적인 저서입니다.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World Watch List): 매년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겪는 박해의 순위와 실태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보고서. 본문에 기술된 '새로운 시대의 순교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현실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팀 켈러(Timothy Keller), 『센터 처치』(Center Church: Doing Balanced, Gospel-Centered Ministry in Your City): 세속화된 대도시의 중심부에서 복음 중심적 사역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에 대한 신학적, 실천적 고찰을 담은 저서. 21세기 서구 개신교의 새로운 목회적 시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성공회 연합(Anglican Communion), 『윈저 보고서』(The Windsor Report, 2004): 성공회 연합 내의 동성애 문제로 인한 심각한 분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발표된 공식 보고서로, 본문에 언급된 '나뉜 집'의 구체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문서 중 하나입니다.

펑강 양(Fenggang Yang), 『중국의 종교: 공산당 통치하에서의 생존과 부흥』(Religion in China: Survival and Revival under Communist Rule): 중국 공산당 통치하에서 종교, 특히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가 어떻게 생존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했는지를 분석한 대표적인 사회학적 연구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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