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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꾹 Oct 02. 2024

부끄러움은 발자꾹의 몫

태국 방콕에서 아이들만 그리다 돌아온 엄마는 아이들의 시선을 보고도, 반성하지 않았다.     

 

발자꾹의 지난이야기 참고하셔요.

https://brunch.co.kr/@sallyhsk69/47

https://brunch.co.kr/@sallyhsk69/49


https://brunch.co.kr/@sallyhsk69/106

   

오히려 아이들을 흘겨보고 서운해했다.  

    

그리곤 그동안 못 시킨 공부를 쥐 잡듯 시켰다. 겨울 방학을 끝내고 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갔다. 반장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큰아이는 반장이 됐다. 엄마는 기고만장해지더니 쌍봉낙타처럼 커다란 뽕을 양쪽 어깨에 심어버렸다. 그리고는 1년 동안 학교가 집인 양 드나들었다.     


나름대로 품위 있는 활동을 한다고 도서실에서 도우미로 봉사활동을 했다. 다른 엄마들이랑 독서회도 만들어서 책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자화자찬을 해댔다. 연말이 되자 학교에서 도서부 학생들 주축으로 시낭송회와 독후감 발표회를 열었다. 품위 있어 보이고 싶은 엄마도 한 수 거들었다. 수줍은 척하면서 이렇게 부끄러운 발자국을 꾸욱 남겼다.   

        



오늘도 난     



유난히도 무더웠던 그 여름밤

커다란 배를 끌어안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퀭한 눈으로 아침을 맞네.   

  

가을바람 살랑이던 날 

새 생명을 맞이하다

저승 문턱 가까이 갔네.   

  

수술실

하얀 시트 위에서

살아보겠다고

눈에 힘을 주고 또 주네.   

  

그렇게 품에 안은 소중한 생명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던 내 아가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어버렸네.     


날마다 그때를 일깨우며

감사한 맘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했건만

오늘도 난 소리 지르네.     


“야! 공부해!”          

     


이제 부끄러움은 발자꾹의 몫이다.


#수술실 #도서부 #도서도우미 #봉사활동 #시한수 #부끄러움 #자괴감 #공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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