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아이들만 그리다 돌아온 엄마는 아이들의 시선을 보고도, 반성하지 않았다.
발자꾹의 지난이야기 참고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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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아이들을 흘겨보고 서운해했다.
그리곤 그동안 못 시킨 공부를 쥐 잡듯 시켰다. 겨울 방학을 끝내고 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갔다. 반장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큰아이는 반장이 됐다. 엄마는 기고만장해지더니 쌍봉낙타처럼 커다란 뽕을 양쪽 어깨에 심어버렸다. 그리고는 1년 동안 학교가 집인 양 드나들었다.
나름대로 품위 있는 활동을 한다고 도서실에서 도우미로 봉사활동을 했다. 다른 엄마들이랑 독서회도 만들어서 책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자화자찬을 해댔다. 연말이 되자 학교에서 도서부 학생들 주축으로 시낭송회와 독후감 발표회를 열었다. 품위 있어 보이고 싶은 엄마도 한 수 거들었다. 수줍은 척하면서 이렇게 부끄러운 발자국을 꾸욱 남겼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그 여름밤
커다란 배를 끌어안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퀭한 눈으로 아침을 맞네.
가을바람 살랑이던 날
새 생명을 맞이하다
저승 문턱 가까이 갔네.
수술실
하얀 시트 위에서
살아보겠다고
눈에 힘을 주고 또 주네.
그렇게 품에 안은 소중한 생명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던 내 아가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어버렸네.
날마다 그때를 일깨우며
감사한 맘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했건만
오늘도 난 소리 지르네.
이제 부끄러움은 발자꾹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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